임욱영 한국노총 정책1본부 국장
유네스코가 말하는 기후위기
기후위기는 이미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여름 폭염을 겪었고, 올 여름에는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로 수많은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산불, 홍수, 가뭄 등 기후위기로 인한 다양한 피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아주 구체적인 위협>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유네스코의 역할과 시각을 바탕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기획해 펴낸 책이다. 책은 유네스코가 2017년 채택한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을 기본으로 기후위기 대응 논의와 실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들을 ‘윤리’라는 이름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기후위기가 개인의 삶에 가하는 구체적인 위협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장의 앞부분에는 해당 주제를 드러내는 에피소드가 배치되어 독자로 하여금 공감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에 개인이 겪는 딜레마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의 달라진 일상에서 출발해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지적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제안으로 마무리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종합 안내서
책은 인권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인 기후정의, 식량위기와 식량주권에 대한 문제, 미래세대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후교육,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건강문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주거정책 등을 차례로 다룬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기후위기와 기후시민의 역할을 다루며 바로 지금 나부터 ‘기후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노동을 다룬 3장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해 열악해지는 노동환경과 사라지는 일자리, 그리고 그런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글래스고기후조약’에는 석탄발전과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 폐지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석탄과 내연기관의 퇴출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에게, 원청보다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더 가혹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기후위기 속에서 지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당장 일터를 빼앗기게 될 노동자들에게는 두렵고 막막한 현실일 뿐이다.
기후위기 속에서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위치와 상황은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