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가 한일정부에 간토학살의 진상 규명과 국가 책임인정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9월 1일 오후7시,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간토학살 제99주기 추도식을 개최했다.
간토학살은 간토대지진이 있었던 1923년 9월 1일부터 일본 전역에서 벌어진 재일조선인에 대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다. 당시 일본군과 관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와 같은 악의적 선동을 조장해 계엄령을 선포했다. 최소 6천여 명의 재일조선인이 일본인 민병대와 군경에 의해 학살당한 걸로 추산된다.
추진위는 추도식에서 "일본은 100년이 되도록 관련 자료를 은폐하고 역사왜곡을 자행했을 뿐 아니라 민족교육의 산실인 조선학교에 대한 반인도적인 교육지원 배제, 민주적 참정권 배제 등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차별과 탄압을 일상화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책임인정과 진상규명을 실시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역대 어느 정권도 간토학살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을 묻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지만, 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추궁하긴 커녕 적반하장 피해국에 해법을 가져오라는 일본정부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구걸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추도식에 앞서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추도발언에서 "국가범죄이며 제노사이드인 간토학살의 비참한 진실이 100년이 되도록 억압되어 온 현실에 분개한다"며 "한국노총이 이 땅의 노동자를 대표해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죄, 배상을 반드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추도발언 중인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그러면서 "미중 전략경쟁으로 가속화되는 신냉전이 일본의 제국주의 야망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며 “평화헌법을 전쟁헌법으로 바꿔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제2의 식민지전쟁을 도모할지 모르는 역사의 반복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소리 높혔다.
이날 추도식은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 등 일본 각지에서도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