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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을 만나다

등록일 2022년09월01일 08시29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으로 손배가압류 금지할 것

"사업 이전을 이유로 노동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 마련할 것"

 


 

 

1.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시게 되신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정의당은 노동 시민의 동반자이자 일하는 시민의 정치적 대표입니다. 정의당에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 저 한 명이지만, 나머지 5명 의원 모두 환노위 밖 환노위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동조합 출신의 국회의원으로서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기후 위기 맞서 미래세대를 보호하고 노동시민의 권리를 확장하고 강화하는 방향에서 환노위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2.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발족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은?

 

윤석열 행정부의 노동정책 근간을 만든다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지난달 18일부터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대통령 의제로 노동정책을 다룬다는 점에서 행정부의 의욕은 느껴지지만, 핵심 이해관계자인 노동조합이 배제된 채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회가 과연 노동문제에 대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노동권을 침해하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지 우려가 큽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이 집약되어 있는 노동문제는 학자와 전문가의 지혜만으로 다뤄지기 어렵습니다.

 

생산자 집단을 배제한 논의는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정당과 노동조합이 정책을 입안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적 과정에 체계적으로 결합해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활동을 포함하여 윤석열 행정부의 노동정책이 일하는 시민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노동자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점검할 것입니다.

 

 

3.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중대재해법은 연간 2000명 수준인 산재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해 우리 사회와 국회가 상당한 진통을 거쳐 통과시킨 법입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 제외 등 매우 미흡한 법임에도, 국회가 이를 통과시킨 것은 법의 출발이 급선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법의 긍정적 효과라고 봅니다. 하지만 걱정도 큽니다. 윤석열 행정부는 출범하기 전부터 중대재해법을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처벌완화를 위한 TF까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법이 취지대로 운영되고, 적용의 범위가 점차 넓혀갈 수 있길 바랍니다. 법 제정에 이어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산업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소극적 수사와 행정의 문제입니다.

 

법률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재해는 1백 건이 넘지만 검찰의 기소는 1건에 불과합니다. 또, 중대재해 발생 후 그 시행 여부가 면밀히 판단되어야 할 작업 재개도 실질적 심사 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법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경제계는 산업안전이 비용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4. 원하청불공정거래 개선을 위한 방안과 사업이전 시 근로자 보호 등을 위한 법률 제정에 대한 의견은?

 

하청노동자는 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는 원청기업 노동자에 비해 대부분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노동조건도 열악합니다. 하청노조가 원청기업와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단체교섭을 통해 고용의 안정 및 노동조건을 개선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현행 법 상 사용자의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문제가 있는바, 저는 근로조건이나 수행업무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입니다.

 

또, 하청업체 변경을 이유로 노동자를 집단해고하거나 노동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업 이전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기존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상의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5. 향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노동 관련 법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개정하여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겠습니다. ‘노란봉투법’으로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만, 손배가압류는 노조 활동을 제약하고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노동 탄압 행위입니다. 저는 근로자, 사용자, 노동쟁의의 정의 규정을 수정하여 협소한 쟁의 범위를 넓히고, 손해배상 청구 제한을 확대하며,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금지하는 등 조항을 개정 및 신설하여 개인 등에 대한 불합리한 손해배상을 제한하고, 헌법이 보장한 권리인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합니다.

 

또, 모든 노동자는 사업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노동차별을 정당화하는 근로기준법을 바꾸기 위해 정의당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전면적용하는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조속히 해당 법안을 논의하고 개정하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6. 탄소중립·디지털경제로의 산업전환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고용 전환에 대한 대책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은 일자리, 일의 형태와 내용 등을 급격히 변화시킬 것입니다. 기술발전과 변화에 따라서도 일자리나 일의 형태, 내용 등의 변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구조 전환과정에서 충격을 받게 되는 산업과 노동자들의 노동전환 지원을 위한 법안이 필요합니다. 특히 탈탄소 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 일하는 사람, 자영업자, 취약계층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보완돼야 합니다.

 

노동자와 취약계층이 능동적 주체가 아닌 단순히 보호와 시혜의 대상에 머문다면, 기후위기 대응과 기술변화에 따른 전환의 과정은 또다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이러한 취지를 담은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기본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저는 정의로운 전환이 선언에 머무는 게 아닌 실제 지원이 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실행 방안까지 담은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 노동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누구나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산업사회에서 노동문제는 그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적 사안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체인 노동조합이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직면한 불평등과 기후위기 문제는 개별 정당이나 개별 기업 노조 차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통합과 미래를 위해 노동계와 정치권이 공통으로 책임져야 할 영역입니다. 정의당은 앞으로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 등 시민결사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정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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