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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향하는 화려한 풍경을 보기위해

뉴니온 인터뷰: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 교보리얼코지회 최창녕 지회장

등록일 2022년06월08일 09시2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박주현 한국노총 조직확대본부 선임차장

 

본인의 MBTI(성격유형검사)가 ESTP로 탐험가 기질이 있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는 최창녕 지회장. 그래서 그런지 첫 노조활동임에도 그에게선 긴장보다는 기대와 활력이 더욱 느껴진다. 노동조합 활동을 ‘우리가 희망하는 화려한 풍경을 보기 위한 여정’으로 생각하고 묵묵히 길을 가고 있다는 최창녕 지회장을 만나봤다.

 

Q: 조직 및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A: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교보리얼코지회입니다. 저희 조직은 올해 1월 연대노조에 가입해서 현재는 사측과 적극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창녕 지회장으로, 교보리얼코에 입사한 지 2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Q: 근속이 상당히 오래되셨는데, 이제야 노동조합을 만드시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제가 2001년 2월쯤 입사했는데, 입사 당시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지금은 타개하신 신용호 회장님께서 시설관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서, 당시만 해도 FM(시설관리직)이 교보생명 직원들과 동급으로 여겨졌었습니다. 오죽하면 사무실에 못 하나 박는 것까지 저희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또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 한화 같은 FM 메이저급들보다 오히려 급여나 복지가 더 좋았습니다.

 

그러다 대표가 바뀌고 회사가 영업 중심 경영을 추구하면서 FM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교보리얼코는 교보생명에서 용역비를 받다 보니 오너도 교보생명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운용비, 자재비, 인건비 등을 절약해 교보생명에 더 많은 이익을 남겨주려는 경우들이 생겼습니다. 쉽게 말해 6명이 일해야 하는 곳을 4명으로 인력을 줄이는 거죠. 그 과정에서 ‘아, 비용 절감을 위해 자재나 인력을 줄이면 결국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더 심해지고, 이윤은 본사나 일부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구나’라는 걸 깨달으면서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2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상급단체도 알아보는 등 노동조합 설립 준비를 했었습니다. 때마침 작년 12월에 인사가 떴는데, 역시나 임금체계나 부당한 인사를 보면서 회사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몇몇 뜻있는 사람들과 의견을 모아 노동조합 설립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됐습니다. 그 사람들한테 전화할 땐 사실 저도 다 내려놨었습니다. 만약 내가 믿는다고 생각한 사람이 날 배신하면 내가 그동안 직장생활을 잘못한거다라고 생각하고 떠날 마음까지 먹었으니까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Q: 교보리얼코의 경우 주요 초동주체의 근속연수가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열정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에 임하고 계시는 것 같다.

 

A: 지금 지국장으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저보다 경력이 더 되신 분들도 있습니다. 일반회사에서는 20~30년 근속이면 굉장히 대우해주는 데 반해 저희는 오히려 뒷방늙은이 혹은 찬밥 대우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공감대가 형성돼서 지국장님들이 더 열심히 활동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임금피크제도도 문제가 많아서 60세가 되면 최저시급도 못 받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 됩니다. 어디든지 선배들이 대접을 받고 웃으면서 떠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데 저흰 끝이 안 좋은 거죠. 어떻게 보면 쓰고 버리는 소모품 느낌까지 있고요.

 

본래 1세대 선배분들까지만 해도 복지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계휴가 무료 휴양소에 학자금도 다 나왔었는데, 회사가 그런 점들을 악용하는 사례를 문제 삼아 하나씩 복지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일부가 잘못한 점도 있겠지만, 사측이 그런 것을 명분삼는다는 점에서 역시 노동자편은 아니라는 걸 다들 실감한거죠.

이번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지역은 다르지만 다들 마음은 비슷하구나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꽉 차 있던 불만에 제가 구멍 하나 내서 봇물이 확 터진 셈이죠.

 

Q: 현재 사측과 기본협약을 체결해서 타임오프를 받고 노조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첫 노조 전임활동일텐데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

 

A: 타임오프를 받긴 했습니다만, 담당이 전기쪽이다보니 오전에 출근하면 사옥의 급한 일들을 먼저 도와주고 있습니다. 노조 사무실은 교섭 중이라서 여전히 기존 사무실로 출근해야 해서 완전히 업무에서 제외되진 못하고 있거든요. 이후에는 노조 관련 기사 혹은 자료를 많이 읽습니다. 초반에는 나름대로 노조법 관련 공부도 했었는데, 현재는 단체협약과 임금협약 내용 정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짬짬이 노조에 새로이 가입할 인원들도 파악하고 있죠.

 

여러모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곤 있지만, 사실 혼자다 보니 많은 노조 업무를 감당하기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저희가 전국조직이라서 주로 밴드에서 소통을 합니다. 밴드에 활동 소식도 올려야 하고, 조합원들 질문에 답변을 다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지국장님들이 타임오프를 받지 못해서 아직은 제가 모두 해내야 하거든요. 향후 교섭에서 타임오프를 추가 확보해 다른 지국장님들의 전임활동도 보장해나가려 합니다.

 

Q: 현재 교섭중이신 걸로 알고 있다. 이번 교섭의 중점사항은 무엇인가?

 

A: 임금인상과 임금피크제를 가장 중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비용과 관련된 사안이라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국장님들과 의견 잘 모아서 차츰 조율해 나가고자 합니다.

 

Q: 현재 교보리얼코에서 외부수주 사업이 있어서 복지 부분 합의도 쉽지 않다고 들었다. 성공적인 교섭을 위해선 이 부분이 관건이 될 거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외부수주 자체에 수지차가 있는데, 그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보리얼코에서 간접비를 얼마나 가져가는지 투명하게 오픈을 해야 정확한 데이터 측정이 가능할 것 같긴 합니다만, 기존에 교보리얼코가 가져가던 간접비 비율을 조금 줄인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저희가 항상 얘기하는 건 정당한 가격을 제시하고 정당하게 계약을 따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최저가입찰을 하다 보니 당연히 직원 처우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대형 기업 빌딩을 수주하는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그런 시스템 자체가 부재한 상황인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Q: 교섭을 하면서 기존에 알던 분들의 새로운 면모도 목격하실 것 같다.

 

A: 사실 사측 교섭위원들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분들도 자기 본연의 일을 하고 있는 거지만, 사석에서 봤던 거와 달리 매우 낯선 모습도 목격하고 있는 중 입니다. 반면 노측 대표위원들을 보면서는 ‘이 사람이 이런 역량도 있구나’라는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있어서 굉장히 흥미진진합니다.

 


△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 교보리얼코지회 최창녕 지회장

 

Q: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가 어떻게 되는가

 

A: 현재 진행하는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을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90% 이상을 달성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내외적으로 ‘교보리얼코도 괜찮은 회사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 소박한 꿈이지만 지방사옥들을 방문하면서 직원들끼리 편하게 밥 한 끼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조직장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조직장이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는게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다소 있습니다. 또 조직장이랑 친하다는 이유로 승진이 되는 부조리한 일도 있어 서로 마음을 잘 안 드러냅니다. 어찌보면 가족 다음으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게 직장인데, 직원들 간에 서로 마음 터놓고 고민도 얘기하는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교섭이 잘 되면 개인적으로는 노조 공부를 더 하고, 조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제가 강의도 듣고 조합원 교육도 하면서 향후 우리 후배 조합원들이 노조 일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현재 교보리얼코가 한 40년 됐으니까 지금이 2세대라고 볼 수 있겠네요. 1세대보다 2세대 복지나 처우가 열악해지면서 솔직히 한때는 선배들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원망도 좀 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갈 때 교보리얼코 복지 수준이 교보생명의 70~80% 정도는 따라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정진할 계획입니다. 나중에 제가 교보리얼코에 없더라도 ‘교보리얼코는 참 좋은 곳이다’라는 얘길 들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박주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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