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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평등, 행복한 공존’을 꿈꾸다

허윤정 한국노총 여성본부 실장

등록일 2022년04월04일 10시38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1908년 3월 8일, 빵과 장미를 요구하며 1만 5천여 명의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 모인 것이 ‘3.8 세계여성의 날’의 기원이다. 그러나 이 날이 UN에 의해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1977년이었다.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국가에서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는 세계여성의 날은 2018년 한국에서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다.

 

 

We want bread, but roses, too!

 

그들이 요구한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루 최대 14시간을 고되게 일하면서도 남성들이 받는 임금의 절반도 채 받지 못함은 물론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도, 남성들이 당연히 누리는 참정권도 보장받지 못한데 분노한 여성들이 궐기한 것이다.

 

“여성들의 투쟁 없이 민중들의 투쟁을 설명할 수 없다”는 명언처럼 인권을 위해, 평등을 위해 결연히 투쟁한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권익이 어느 정도 향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크고 작은 차별과 불평등 속에 살고 있으며, 많은 공신력 있는 지표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남성보다 적은 임금, 저임금과 나쁜 노동조건에 집중된 여성일자리, 더 무거운 가사와 양육 부담 등... 아직 완전한 빵과 장미를 갖지 못한 여성노동자들이 성평등 사회를 향한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다.

 

한국노총, 114주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공휴일로 지정하거나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20년대 여성 운동가들이 이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지만 일제 강점기,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맥이 끊겼다가 1985년 제1회 한국 여성대회가 개최되며 부활했다. 2018년에는 공휴일은 아니지만 법정기념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고, 노동계, 여성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매년 3월 8일을 전후해 각종 여성대회, 기념식, 문화제 등을 활발하게 개최하고 있다.

 

한국노총 역시 1996년부터 매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여성노동 현안과 이슈를 대외적으로 알려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행사가 어려워진 2020년부터 노동자대회 대신 기념식으로 대체해 오고 있으며, 올해도 ‘일상 속 평등, 행복한 공존’이라는 슬로건 아래 3월 7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기념식에서 △양질의 여성일자리 확대 △성별임금격차 해소 △여성대표성 강화 △일터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근절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일하는 모든 여성의 노동권 강화를 5대 핵심과제로 발표했다. 한국노총 여성본부는 이들 핵심과제 선정에 있어 현장의 의견을 수렴·반영하기 위해 ‘새 정부에 바란다’ 챌린지를 진행했고, 400명이 넘는 노조간부 및 조합원들의 참여가 이루어졌다. 현장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들을 토대로 구성된 5대 핵심과제가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한국노총은 다양한 정책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기념식에서는 매년 성평등한 조직문화 확산에 기여한 조직에게 ‘평등상’을, 회원조합의 모범 노조간부에게 ‘여성노동자상’을 수여한다. 올해의 평등상은 여성상임부의장을 임명하고, 여성할당제를 시행해 여성대표성 제고에 앞장 선 서울지역본부가 수상했다. 이밖에도 24개 회원조합에서 29명의 여성간부가 모범 노조간부에게 수여되는 여성노동자상을 수상했다.

 

평등할 때 비로소 가능한 공존

 

올해 기념식 슬로건인 ‘일상 속 평등, 행복한 공존’은 성별, 세대, 진영을 나눠 차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멈출 때,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갈등을 거두어 내고 비로소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 정국에서 촉발된 젠더 담론이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며 우리 사회를 양분화하기에 이르렀는데, 올해 슬로건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평등한 사회는 어느 한 성별이나 세대, 계층만 행복하다고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행복하고, 노동자가 행복할 때 그런 사회로의 발걸음은 분명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상위 10%가 전 세계 자산의 75%를 독식하고, 하위 절반은 단 2%만을 점유하고 있는 양극화 사회에서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특히 여성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리도록 하는 것은 시대의 과제이다. 그것이 바로 114년 전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서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존권과 노동권 보장을 외쳤던 여성노동자들의 외침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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