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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혁신안은 졸속 개악안

LH 한국토지주택공사 노동조합 이광조·장창우 공동위원장을 만나다

등록일 2021년10월08일 10시0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올해 3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공익감사 제보 청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지구에 LH 직원의 투기의혹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은 LH 해체라는 발언까지 나오며 한국사회의 부동산 문제라는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섰다. 기자회견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신입사원과 노동조합 위원장을 통해 LH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사태 발생 이후 회사 상황과 노동조합의 대내외적 노력

 

Q.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해체 발언까지 등장했다. 혼란에 빠진 조직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노동조합의 대내외적 노력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신입사원] 3월 기자회견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너도 투기했냐”며 비아냥대거나, 일반적인 민원 처리에도 “너네는 다 도둑놈들”이라며 욕설을 던지는 민원인들이 있어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투기와 같은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철저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조롱과 비난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위원장]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해체 발언까지 나오게 되자 조직 분리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조합원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것을 보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새기며, 혼란에 빠진 조직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투기 의혹과 관련된 범죄자의 강력처벌, 경영관리와 감사시스템 미비의 책임이 있는 경영진의 총사퇴 및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대외로는 많은 여야 국회의원과 전문가, 언론사를 찾아다니며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비합리적인 해결책이 도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계속해서 주장했습니다. 또한 라디오, 뉴스 인터뷰에 출연하여 바람직한 개혁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습니다. 비리나 일탈행위와 무관한 다수의 성실한 조합원들에게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후퇴와 같은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혁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장이었습니다.

 

6월부터는 않고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고, 7월 ‘LH 개악안 결사저지 결의대회’ 이후로는 국토부 앞에서 개악안을 철회하기 위한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H 개혁안에 대한 생각

 

Q. 6월 정부가 발표한 LH 개혁안에는 2천명 인력 구조조정, 직무급제 도입, 조직개편(모자회사 분리)안이 포함되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신입사원] 작년 한 해 주거복지지사에서 근무하면서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 추진에 따른 공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동료들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인해 좋은 계량점수에도 불구하고, 낮은 등급을 받아 허탈했습니다. 또 이미 평가가 완료된 부분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환수한다는 내용을 보니 혁신안이 투기의혹을 해소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성실하게 근무한 다른 직원들에게까지 연좌제를 적용하는 징벌적 조치에 국한된 것 같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위원장] 공공기관의 연공급제나 복지후생이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책임을 전 직원에게 전가하는 혁신안은 명백한 기본권과 노동권 탄압행위라고 봅니다. 2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여야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부동산 전문 교수들까지 조직개편안의 불합리성을 꼬집었습니다. 투기 억제 기능이 없는 중복 조직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전세 대책, 2·4대책 및 주거복지로드맵까지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의 정책 추진에 따라 LH의 사업비도 50% 이상 증액된 상태입니다. 현재 인원으로도 수시로 바뀌는 정책에 따른 과다한 업무량이 누적되어 있는데, 이대로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가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 뻔합니다.

 

상급단체와의 연대

 

Q. LH 개혁안 철회를 위해 상급단체와도 함께 연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신입사원] 사실 상급단체에 대해 잘 모를 때가 있었습니다. 늘 신문이나 뉴스에서 한국노총이 거론될 때에도 나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일을 겪은 후 투쟁광장에 세워진 연대 단사들의 깃발과, 집회 자리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의 연대사를 들으니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동자가 단결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연대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습니다.

 

[위원장] LH가 언론의 집중 포격을 받고 있을 때에도 연대의 손을 내밀어 준 것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한국노총에서도 ‘공공성 강화 위한 공공기관의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고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제하는 것이 아닌 부동산 투기 본질에 집중한 대책 마련’, ‘노동자와 함께 모색하는 공공기관 개혁 추진’을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진주에서 개최한 LH 투쟁결의대회에 직접 참석해 “공공노동자를 강제로 구조조정하고 LH를 질 낮은 일터로 만드는 것이 부동산 투기 예방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산”이라며 “공공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노동 가치 훼손에 대응하여 140만 동지가 LH와 함께 연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혀주어 LH의 많은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금융노조의 협의체인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자 협의회가 하반기 대정부 공동투쟁을 선언하면서 ‘LH 개악안 철회’를 첫 번째 요구사항으로 밝혔습니다. LH에 들이댄 개악안이 일방적인 징벌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공공기관 노동자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대를 위해 투쟁을 불사하는 동지들이 있어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Q.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위원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위원장] 애초에 문제가 되었던 부동산 투기 관련 LH 직원 1만명중에서 5명(0.05%) 구속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의 발표를 살펴보면 고위공직자 기준으로는 2명입니다. 국회의원(23명, 7.7%)과 지자체장(15명, 6.2%), 지방의원(68명, 1.8%)의 수사 대상자는 LH보다 훨씬 많습니다. LH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태를 사회적 문제로 보고 정확한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LH 정원을 감축하고, 조직을 두 개로 쪼개고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문제의 정확한 해결책이 아닌 국민 눈 가리기용 졸속 개악안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상동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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