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세기의 악수, 북미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의미

등록일 2018년07월11일 09시5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윤지혜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부장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인공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서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온 김정은 북측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기의 악수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48년 북측정권이 수립 된지 70년 만에,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8년 만에 북미 간 최초의 만남이 비로소 이루어졌다.

세기의 만남은 파격적이었다. 첫 만남에서 북미정상은 70년 적대관계의 청산을 예고하고 낡은 대북정책의 파산,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시작을 알렸다. 공동성명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가 미래를 규정할 수 없고, 어제의 분쟁이 내일의 전쟁일 필요도 없다. 역사가 거듭 증명했듯이 적도 진실로 친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양국 간에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장을 써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였다. 양국 최고지도자는 이번 역사적인 만남을 통해 “신뢰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사진출처 : 청와대, 싱가포르 로이터 연합뉴스>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

공동성명의 시작은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이다. 회담의 시작 전 일각에서는 북핵폐기 vs 보상이라는 프레임을 주문처럼 외웠지만, 두 정상은 이번 회담과 이후 프로세스가 핵문제에만 집중․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정상적 체제라는 근본문제 해결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측은 이미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하고, △핵,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였다. 그리고 회담 직후 미국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하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성명은) 매우 좋은 문서"라며 "문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공동성명의 가장 핵심은 바로 북미간의 신뢰 구축과 그에 기반 한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으로 북미 국교 정상화로 향하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인 것이다.

 

항구적이며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

2017년 11월 북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북은 핵무력을 보유한 조건에서, 향후 안보와 체제 보장의 새판짜기에 나섰다. 이는 2018년 4월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에 잘 반영되어 있다. 결정서는 “나라의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강력한 사회주의경제를 일떠세우고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하며, “사회주의경제 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핵-경제병진노선’이 ‘경제총력노선’으로 변화된 것이다.

이러한 북의 변화는 결국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새로운 판을 열어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또한 더 이상의 억제 또는 제재전략으로 북의 무릎을 꿇릴 수 없다는 미국 측의 현실적 판단이다. 현재 북에 대한 미국의 대북제재는 사실상 하나의 정상적 국가를 쓰러뜨릴 만큼 위력적이다. 미국은 자국법에 의한 제재를 비롯해 UN을 통한 국제사회 전체의 제재, 나아가 우리 정부의 독자적 제재마저 강제하고 이끌었다. 현재 미국의 제재 국면에서 사실상 북과 정상적인 무역 또는 자본 거래를 할 수 국가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렇듯 고립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은 수년간의 제재상황을 넘어 핵보유국 선언을 하였다. 미국은 북측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경제적 실리를 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나쁘지 않은 카드였다. 이미 트럼프는 우방 또는 동맹국에 들어가고 있던 모든 군사적 비용에 대해 매우 비판적 입장을 취한 바 있다. 그는 북미회담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후, "이제 우리는 '워게임'을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돈을 아끼고 있다. 내가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양국 전략의 전환은 6.12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방향의 결론으로 1차 마무리되었다. 물론 70년간의 정전체제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주변국의 패권전략이 한 번에 변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공동성명의 배경에 전략의 전환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점, 그리고 북미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 앞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언급했다는 점은 분명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

6월 12일, 북미 최고지도자는 공동성명을 통해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의 핵폐기'(CVID)라는 일방적인 노선은 폐기되었음을 의미하며,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25년을 끌어온 북핵문제가 어쩌면 해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2000년 당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핵문제 해결의 기회가 있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대화는 단절되었고, 그 기간 동안 북은 핵무력을 완성하였다. 25년 동안의 과정을 복기해보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라는 일방적인 노선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 보장과 비핵화는 동시적이며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포괄적 합의, 동시적 단계적 실행

지난 시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회와 후퇴를 보면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 될 것이라 낙관만을 할 수도 없다. 멀리 보지 않아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 서한을 보내고는 하루 만에 번복한 바 있다. 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대북제제 행정명령 효력을 연장하였다.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조건부 중단이다.

하지만 공동성명 ④항에서 합의한 바 전쟁포로 및 전시 행방불명자 유해발굴과 유해 송환이 즉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고위급회담, 실무급 회담이 이어지고 있다. 각 협상을 통해 만들어낼 결과와 포괄적 합의에 대한 동시적 단계적 실행으로 서서히 신뢰관계를 두텁게 해나갈 때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70년 산적해 있는 여러 문제들과 화석과 같았던 전후 처리 과정을 밟게 될 것이며 이 과정이 바로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절차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측도 마땅히 자기 역할을 해 나갈 것이 요구 된다. 4.27 판문점 선언을 이행으로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가 잘 전개되도록 해야 할 것이며, 북미관계, 남북관계, 한미관계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철도도 연결하자, 도로도 연결하자, 교류협력도 활성화 하자고 하지만 대북제제에 막힌다는 이유로 관망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법의 모색과 실천, 어쩌면 과감한 결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까.

2018년 새해 벽두부터 불어온 평화의 봄바람은 4.27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순풍을 이어 2018년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것인가. 한반도의 전환기를 맞이한 지금, 평화와 통일이 현실이 되는 역사의 현장에 서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무를 다시 고민해 본다.

윤지혜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인터뷰 이슈 산별 칼럼

토크쇼

포토뉴스

인터뷰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