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의 고령화로 인해 노인에 대한 돌봄이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노인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내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348호에서 ‘2021년 주목해야 할 지역사회 노인에 대한 의료‧돌봄 통합서비스 해법 모색 토론회’를 열고, 인구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와 돌봄체계는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각 영역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초고령사회 노인 돌봄체계 개편방안’에 대해 발제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 위기에 둔감한 이유로 “유년부양비 감소로 인해 총부양비가 1960년도에는 82.6%인 반면, 2020년엔 38.6%로 현 시점은 가장 총부양비가 낮은 구간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초고령사회가 가져올 사회적 부양 위기를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발제중인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오른쪽)

이어, 사회적 돌봄체계 개편방안은 사람중심 돌봄체계와 지속가능한 돌봄체계로 이뤄져야한다며 “현행 제도체계와 건보‧장기요양‧지역돌봄 유지를 기본으로 한 다음 이후 제도 간 조정을 하고, 기존 지자체 사회서비스 돌봄재정에 인구 특성을 고려한 출연산식인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출연금을 합해 지자체 주관 지역돌봄재량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건강돌봄 강화를 통해 건강보험 이용 억제 및 장기요양보험 진입을 늦추고, 장기요양 통합재가급여 도입을 통해 중증 및 퇴원, 독거 등 AIP를 강화해 의료영역의 이용통제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인돌봄체계 혁신방안 – 보건의료서비스 모형’을 주제로 발제한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포용적 복지국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후진적 돌봄서비스와 보건재정의 낮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현 정부의 보건복지 공공성 강화 정책의 비체계성 등을 비판했다.

△ 발제중인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맨 왼쪽)

김 교수는 “노인돌봄체계 개편을 위해선 노인 만성기 의료와 요양‧돌봄 공급체계 개편(안)의 원칙으로 개인의 돌봄 요구에 맞는 요양‧보건의료‧주거등의 통합성과 돌봄사각지대 및 돌봄부담의 해소를 위한 보편성, 지역 주민에 대한 돌봄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강화, 시군구와 ‘총액 기반 돌봄재정 계약’을 통해 재정적 지속가능성 보장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앞서 허권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은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커뮤니티케어 도입 등 굵직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노인과 그 가족들에게는 아직도 먼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허권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왼쪽 두번째)

이어 “한국노총은 최근 국민연금기금운용 정책과제와 공공의료 확충, 소득기보장체계 개편,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등을 주제로 대안을 미련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 또한 이러한 과정들의 연장선상으로 이 시간을 통해 발견된 해법과 대안이 꼭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대안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진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발제자로는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남현주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지역사회통합돌봄연구센터장, 오욱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