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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Peace in motion’

평창에서 평화로, 그리고 통일로

등록일 2018년03월13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무지 풀릴 것 같지 않았던 남북관계는 2018년 새해의 태양이 떠오르면서 전격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1월 1일 북은 신년사를 통해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자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 당국의 만남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전반적 조율과 협의를 위한 회담 개최를 전격적으로 제안했고, 2년만에 남북고위급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되었다. 고위급회담에서는 ①평창동계올림픽에 북측 고위급대표단, 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파견 ②군사적 긴장상태 해소를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 ③그 외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 활성화 등을 협의키로 하였다. 그야말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위한 지렛대로 삼자는 쌍방의 소중한 합의가 아닐 수 없다. 

 

 

2월 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 및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꽉 막혀있던 수맥이 뚫리듯 바다길과 하늘길, 땅의 길이 모두 열렸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북측 응원단의 손짓에 강릉 시민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문만 무성하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함께 응원단과 예술단, 태권도시범단도 내려왔다.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만명의 신청자가 쇄도했고, 태권도 시범단에게 박수가 쏟아졌으며, 아이스하키단일팀 경기에서 만난 북측 응원단과 남측 관람객의 반가운 인사도 이어졌다.

 

외신의 카메라가 집중된 것은 개막식 주빈석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부위원장의 만남이었다. 그들의 악수를 카메라에 담으며, 많은 나라의 언론은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이 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남북이 함께 잡은 손’ 아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방문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이었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변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매우 초보적이기는 하나, 쌍방의 의견이 교환된 매우 중요한 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돌아보면 평창동계올림픽은 무수하고도 극단적인 갈등이 폭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미공조가 우선이며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남북 대화는 안 된다던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급기야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는 극단적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북측 대표단의 직항로 이용이 대북 제재에 위배된다는 문제제기가 쏟아져 나왔으며, 남북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서 보인 정부의 미숙한 대처는 소위 ‘불공정한 권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층의 반감까지 사고야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순식간에 50%까지 급락하고야 말았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수많은 체육문화교류가 이어졌지만,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상황은 단연코 없었다. 

 

한반도 주변국에서도 평창올림픽은 가장 많은 말이 난무했다. 미국 펜스 부통령은 ‘김여정은 악의 가족 패거리’라면서, 방남 중 대부분의 일정을 탈북자 만남, 천안함 폭격 장소 방문 등으로 사용했다. 남북단일팀 등장을 외면했고, 문재인 대통령 주재 리셉션 만찬마저 참석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방남 일정을 “펜스의 외로운 투쟁”이라고 다루었다. 이러한 펜스 부통령의 행보에 대해 미국 여론은 ‘자기를 초청한 우방에 가서 무례하고 미련한 짓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하여 일본 아베 총리의 무례함은 정점을 찍었다. 아베 총리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말해, 결국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내정간섭’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아베의 무례함은 이뿐이 아니다. 그 역시 미국 펜스 대통령과 함께 남북단일팀 등장을 외면했고, 리셉션 만찬에는 무려 30분이나 지각을 하고야 말았으며, 굳이 올림픽을 매개로 한 한일정상회담의 자리에서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의 대피와 안전 확보에 대해 연대’하자는 매우 어울리지 않는 발언을 시전하고야 말았다. 

 

옛말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라는 속담은 오늘날 평창동계올림픽에 빗댄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올림픽을 앞둔 혼란과 갈등의 도가니는 9일 개막식과 연이은 남북 간 만남을 거쳐가며 매우 빠르게 안정화되었다. 물론 북측 김영철 통전부장의 폐막식 참가를 두고 ‘죽음으로 저지하겠다’던 일부 정치권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65%선을 가뿐히 회복했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찬성 여론은 무려 69%로, 안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여론 역시 무려 69.1%로 급등했다. 3월 초순경 대북특사 파견이 보도되면서, 남북 및 북미대화의 재개에 대한 기대 역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대체적인 환영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물론 4월 한미합동군사훈련 재개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사안이 우리 앞에 놓아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반도 주변국, 특히 대북제재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역시 나름의 셈법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것은 아니라는 것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여곡절 끝에 열린 기회를 그냥 놓쳐버릴 수 없다는 것만은 그 무엇보다 분명하다. 

 

문제는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가이다. 

 

남북 당국 간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가 그 목표일 텐데, 불행히도 한국의 대표적 우방이라는 미국과 일본은 올림픽 기간 내 확인했듯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사실상 우회경로라는 것은 없다는 의미이다.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이 보여준 바와 같이, 정부는 내외적으로 어떤 공격 앞에 서더라도 남북 당국 간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3월 초순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정부의 고민에 대해 큰 박수를 보낸다. 

 

이에 더하여 3월부터 민간연대교류의 폭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다. 사실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 내부의 잡음과 갈등은 사실상 ‘정쟁’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보다 현명하다면, 남북관계를 보다 확대해 나가는 데 있어 민간의 역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쟁’의 목적으로 쏟아지는 화살을 피하되, 남북의 화해와 평화 여론을 더욱 높이기 위한 매우 훌륭한 방식이 바로 남북 민간연대교류의 확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양대노총이 준비하고 있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화해와 평화의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당국과 민간이 함께 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표방한 ‘운전자론’이 힘을 낼 수 있음을 확신한다.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윤지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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