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홍영표의 ‘몽니’가 민주당 망칠 것

등록일 2018년06월11일 16시0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이지현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 실장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높은 권력에 오를수록 자신을 낮추라는 말이다. 요즘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홍영표’다.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고 나서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보통 어떤 높은 자리에 당선이 되고 나면 적어도 몇 개월은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 있기 마련인데, 홍 의원은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난 순간부터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첫 시험대는 자유한국당 홍문종,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이었다. 홍문종 의원은 2012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이 외부에서 기부받은 ‘서화 구입비’ 약 19억 원을 빼돌린 혐의다.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수십 명의 지원자를 부당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5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만 20표 이상의 이탈표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거기에 대해서 원내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해야 했다.

그리고 이 사과를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민주당 주도로 최저임금법이 개악됐다. 사실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에 상여금과 숙식비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자유한국당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월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상여금·숙식비를 포함해 최저임금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후 최저임금위원회 자체적으로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을 산입범위를 맞추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채 노사간 이견으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협상이 깨지고 처음 국회로 넘어갔을 때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이 통상임금 문제와 함께 논의되려면 어차피 국회에서 한 번에 논의되는 것이 낫다는 긍정론도 있었다. 최저임금위원회 논의는 통상임금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입범위 문제가 국회로 넘어간 뒤 상황은 시간에 쫓겨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 민주당 때문에 노동계에 급격히 불리한쪽으로 진행됐다. 통상임금 동시논의는 시작되자마자 제압됐다. 매일노동뉴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고용노동소위에서 한정애·이용득·임이자 의원이 제기했지만, 홍영표 원내대표가 회의장을 찾아 최저임금법안 처리를 종용하면서 이용득 의원을 개별적으로 불러 반대의견을 냈다고 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저임금 개악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에게 “민주노총은 고집불통에 양보를 모른다”고 막말하며 싸웠다고 한다. 결국 최저임금법안은 처음 자유한국당이 주장했던 상여금과 숙식비에다 복리후생비까지 포함시키는, 그리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으로 보지 않는다’는 특례조항까지 포함시키는 개악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46.3%로 찬성 39.5%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도는 7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뒤늦게 홍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정책의 집합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된 항목을 통상임금과 연결시키는 문제를 반드시 우리 당에서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의 숙원사업이었던 최저임금법이 본회의까지 통과했는데, 뭐가 아쉬워서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논의하겠는가?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용접공 노동운동가 출신이니, 뭐니 보수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었다. 김성태 원내대표까지 끌어들여 여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출신이라며 설레발을 쳤다. 그러나 나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의 진심은 노동자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정치적 성공일 뿐이라는 걸.

결국 홍영표의 ‘몽니’가 더불어민주당을 망칠 것이다. 그가 말했던 고집불통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그 자신이다. 착각하지 말라. 지금 당신의 말이 먹히는 것은 당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당신이 대통령을 등에 업고 오른 그 자리 때문이다. 권력에 취해 이 말이 들릴지나 모르겠다.


 

이지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인터뷰 이슈 산별 칼럼

토크쇼

포토뉴스

인터뷰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