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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 민란의 시대> 두 배우의 대결만 남다!

등록일 2014년08월19일 17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2010년 이후 한국사회는 안방에서도 극장에서도 사극 열풍이다. 안방에서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해를 품은 달>을 거쳐 올해 <정도전>까지, 극장에서는 <최종병기 활>과 <광해>를 거쳐 <군도 :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개봉해 5일 만에 관객 300만을 넘기며 올해 최단기간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그리고 <명량>과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이 곧 개봉한다. 사극은 근대화 이전, 조선시대까지의 역사적 시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영화)를 말한다. 정통사극과 퓨전사극을 구분해 말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모든 사극은 현대의 대중적 관심에 맞게 재구성되는 것이므로 그 구분은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는 <군도>만을 대상으로 사극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지 두세 가지 관점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사극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
먼저 <군도>의 화려한 캐스팅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현대극이든 사극이든 배우의 티켓 파워에 흥행이 좌우되는 것은 상식이지만, 사극에서 배우와 관객과 만나는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스타급 배우들은 캐릭터와 연기에 있어서 특정한 자기만의 스타일로, 다시 말해 영화 속 캐릭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강동원과 하정우로, 그 배우의 영화 밖 실제 이름으로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극이라면 큰 문제가 없으나, 사극에서는 특정한 시대 속 인물을 연기해야 하므로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그 시대의 인물, 캐릭터로 존재할 것이냐, 배우로 존재할 것이냐의 경계에서 사극의 존재 성격이 달라진다. <군도>는 캐릭터가 아닌 배우를 선택한다. 역사 속 인물을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우를 위해 역사 속 인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군도>의 명확한 영화적 전략이다.



강동원 vs 하정우
이 영화는 강동원과 하정우를 빼고는 말할 수 없는 영화다. 물론 조연급 배우들도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등 자신의 입지가 탄탄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지만 영화의 중심은 강동원과 하정우다. 심지어 텔레비전용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여성 나레이터의 목소리로 두 명의 존재에 대해 긴 해설을 해줄 정도인데, 마치 탄생 신화를 읊어주는 방식이다. 둘은 역사 속 캐릭터(서자 출신 양반으로 탐관오리와 결합해 백성들을 핍박하는 조윤 vs 백정 출신으로 이후 민란의 핵심인물이 되는 도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을 품고 있어도 매혹적이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강동원과 좀 모자라고 투박해 보여도 무리를 이끌만한 남성적인 매력을 지닌 하정우로 존재한다. 영화는 둘의 그런 매력을 대치시키기 위해 많은 장면을 배치한다. 긴 머리와 삭발한 머리, 긴 칼과 쌍칼, 하얀 도포자락과 검푸른 도복 등으로.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
아무리 배우를 중심으로 하더라도 사극은 역사적 배경과 동시대 사회문화적 배경 사이의 대화를 전제로 한다. 이 영화의 주제의식은 조선말 민란의 시대정신, 영화 속에서는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세월호와 반복되는 인재들로 고통받는 민중이 뭉쳐서 혁명의 도화선을 붙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감독 스스로도 피로한 대중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이고 싶다고 말한다. 역사적 배경은 그 순간 단지 배경일 뿐, 현재와의 대화는 무의미해진다. 흥행에 성공할지는 모르겠으나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메시지는 관객과 소통하지 않는다. 동시대 관객과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는 사극은 가능한가?

 

강준상 영상노동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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