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노동자가 또다시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했다.
서울반도체에서 일하던 27살 이가영씨는 입사 2년 만인 2017년 9월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8일 숨을 거뒀다. 그러나 사측은 이씨가 죽기 전까지도 “작업장에는 유해물질을 직접 취급하는 공정이 없다”며 산업재해 인정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씨를 괴롭혔다. 결국 이씨가 죽고 나서야 사측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했던 산재처분 취소소송을 취하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이 씨가 일하던 서울반도체는 산업재해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련은"서울반도체가 삶에 대한 열정과 의지로 병마와 싸워오던 고 이가영님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며, "서울반도체는 지금이라도 고 이가영님의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고 이가영님과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던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반도체노조는 이가영씨를 추모하고 안전한 작업장을 요구하며 아침 출근길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현재 서울반도체 근무여건이 주야간 12시간 2교대로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해물질 운반차가 회사를 오가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공정에서도 사용되고 있다"며 "제2, 제3의 이가영이 나타나지 않도록 정부와 사측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