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최다은 기자] `육체노동`의 정년이 30년 만에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되면서 자동차보험과 배상책임보험 등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커졌다.
어제(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현재 60세인 노동가동연한을 65세로 늘린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노동가동연한은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선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과 무보험차상해 보험금 산정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들 담보는 사망ㆍ후유장해와 부상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즉, 사고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사망과 후유장해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손해액, 또 부상 탓에 휴업하게 된 손해액을 따져 보상하는 것이다.
현재 보험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일실수입 계산`은 `1일 임금×월 가동일수×가동연한에 해당하는 개월수`로 계산된다. 여기서 가동연한에 해당하는 개월수가 최대 60개월(5년) 늘어나는 것이다.
가령 35세 일용근로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상실수익액은 60세 연한인 경우 2억7700만 원인데, 65세로 늘면 3억200만 원이 된다. 62세 일용근로자가 교통사고로 부상한 경우 현재는 연한을 지났기 때문에 휴업손해가 0원이지만, 65세로 늘면서 1450만 원이 지급된다. 보험개발원은 이렇게 지급되는 금액이 1250억 원, 보험료로 따지면 최소 1.2%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관련 보험은 지난해 약 7000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인상 압력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지급도 늘게 됐다. 배상책임보험은 일상생활, 화재, 생산물, 임대차, 업무, 영업, 시설소유관리 등 다양한 분야와 활동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ㆍ재물에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대부분 별도의 손해액 산정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대다수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과 비슷한 기준으로 배상책임보험금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동연한 연장은 결국 배상책임의 보험료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표준약관 개정 등의 절차가 선행돼야 해 실제 보험료 인상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평균 수명 연장 및 고령 경제활동 인구 증가 등에 따라 가동연한을 올렸다면 가동일수도 사회ㆍ경제적 여건을 반영해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상을 해줘야 하는 배상책임,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자동차보험인데 이번 대법원 판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휴업손해의 영향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료 인상 압력은 더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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