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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죽음은 하청노동자의 몫인가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고 비정규직 철폐하라! 

등록일 2019년01월11일 09시5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 scene 1. 2018년 12월 4일 마석 모란공원.

 

“비정규직 차별 철폐!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노동운동가 故장진수 동지 11주기 추모제가 진행된다.

 

이 날 추모제에는 문현군 한국노총 부위원장,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 전왕표 성남지역지부 의장, 박종현 부천김포지역지부 의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동지들이 참석했다. 

 

추모제 참석자들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 scene 2. 2004년 한국노총 조직국장 장진수

 

2004년 한국노총은 2014년까지 800만 비정규직의 10%인 80만 조직을 목표로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펼치기로 한다. 


이를 위해 한국노총은 사무총국에 비정규직실을 설치하는 한편 지역 거점을 두고 총연맹과 산별, 그리고 지역지부가 함께 일정기간 머무르며 비정규직을 조직하는 사업을 추진, 실제로 5개월여 만에 8개의 비정규직 노조를 새롭게 설립하고, 2천5백여 명의 조합원을 가입시켰다. 
 

당시 김태환 열사 투쟁 등으로 조직화 사업이 지연된 측면이 있었음에도 조직화 및 교육사업에 있어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었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장진수 동지는 비정규실 국장으로 당시 하정수 실장, 오유라 부장 등과 함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충주, 고흥, 광양 보성 등 비정규노동자를 만나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조직화 활동을 전개한다.
 

보조출연자노조 등 한국노총 산하 비정규직노조들은 문제가 터지면 제일 먼저 장진수 동지를 찾을 정도로 현장의 신뢰를 쌓아갔다. 장진수 동지는 비정규 노동자를 비롯해 열악한 환경에 처한 영세사업장 노조 설립과 권익옹호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장진수 동지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진수 동지와 일했던 현장간부들은 “장 국장과 얘기하는 게 편하다. 현장을 잘 알고 현장간부들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했던 사람”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전국의 비정규 노동자들을 만나던 장진수 동지는 2007년 정책연대 관련 조합원 총투표를 위한 비상근무 중 순직하게 된다. (매일노동뉴스 부성현 기자 ‘고 장진수 국장은 영원한 노동조합맨’ 인용)

 


 

# scene 3. 국가 부도와 IMF, 비정규직

 

보헤미안 랩소디가 여기저기 들려오고, 퀸과 프레디 머큐리 열풍이 뜨거운 요즘, 대한민국이 국가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1997년 겨울을 그린 ‘국가부도의 날’이라는 영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영화가 주목 받는 건 우리가 지금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2018년 현재가 1997년 이후 20년도 더 지났지만 영화에 그치지 않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재난영화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그 시절 IMF 사태는 우리 국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빌어먹을 비정규직이 생겨난 시점이고, 한 집 걸러 한 집 공무원 시험합격은 ‘에듀X’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엄마가 휴먼시아 거지랑은 놀지 말래요.’ 현대판 양반과 상놈, 금수저와 흑수저의 소득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이 ‘조물주 위에 건물주’. 개천에서 용 나는 건 불가능해져 버린 수저계급론이 떠도는 건 바로 그런 IMF 사태가 한국사회에 이식시킨 신자유주의, 노동시장 유연화, 민영화, 외주화의 흔적들이다.

 


 

# scene 4. 태안화력발전소, 광화문 그리고 촛불

 

한 청년의 죽음이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스물다섯 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작업 중 기계장치에 몸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애 첫 직장, 설비점검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입사한 지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비정규직으로 대통령님 한번 만나자라는 ‘유언’ 한마디 남겼다. 

 

살아생전 그가 찍은 손피켓을 든 사진 속 슬픈 눈빛은 차마 바라보기조차 힘들다.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 “비정규직 철폐하라”라는 구호가 실현되는 길은 요원한데 구의역에서, 제주 실습현장에서, 이마트에서,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우리가 모르는 우리 삶의 구석 구석에서 수시로 무수한 청년들의 목숨이 쓰러져 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은 아직 우리 삶과 너무 멀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는 여전히 우리 삶에 너무 가깝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일하러 가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세상은 이제 끝장내자.

 

‘이게 나라냐’ 2016년 겨울 촛불 시민혁명으로 박근혜를 탄핵시킨 시민과 노동자들이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청와대를 향한 행진을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촛불이 켜졌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3,000명의 시민들은 유가족과 함께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라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시키고,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으로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위험한 업무에 내몰리는 내가 바로 김용균이고, 아직 못다 이룬,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가 정당하게 대우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꿈’을 실현하는 내가 바로 장진수이다. 

 

어제의 열사가 꿈꾸고 투쟁하고 싶었던 오늘. 우리가 계속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투쟁해야 하는 이유이다. 투쟁!

 


 

김준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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