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등이 속한 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가 고용평등상담실의 폐지를 예고한 고용노동부를 강력 규탄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민간 여성노동 상담 창구로 2000년 시작되어 현재 전국에 19개가 운영되고 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200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68,070건, 년평균 7,640건의 상담을 진행해 왔다. 고용노동부는 2024년 예산안에서 현재 12억인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을 5억으로 삭감하고, 이마저도 전국 8개 고용노동부 지청에서 담당자 1인을 채용해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와 시민사회단체는 25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24년간 여성노동자를 지켜온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퇴행하는 고용노동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잘 이해되지 않을 뿐더러 법에 명시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를 차별로 인식하기 어렵다”며 “여성노동자 중 시간제 노동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노동법의 사각지대인 초단시간 노동자는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노동자들이 복잡한 문제를 안고 다른 상담실이나 고용노동부를 찾아가면 법 적용이 안 된다며 돌려보내기 일쑤”라며 “임신한 여성노동자가 출산전후휴가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고민에 고용노동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오라고 답변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를 고평법에 명문화한 것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도, 법인대표에 의한 성희롱이 입법불비상태라는 것을 밝혀내 법개정을 요구한 것도 모두 고용평등상담실의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용평등과 관련된 고용노동부의 예산은 삭감, 또 삭감의 행렬”이라며 “특히나 건전한 직장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되었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 제작과 영세사업장 예방교육 지원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모두 놓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하고, “행정부가 기능을 상실했다면 국회가 되돌려 놓아야 한다”며 “국회는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