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은 7년 5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은 7일, 한국노총 전남 광양지역지부 회의실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류기섭 사무총장 등 집행부와 한국노총 회원조합 대표자, 지역지부 의장 등 약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0차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2시 30분부터 약 1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열띤 토론 끝에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결정했다. 다만, 경사노위 탈퇴 여부는 김동명 위원장 등 집행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회의에서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강하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재안을 냈고, “위원장이 언제라도 경사노위 탈퇴를 결단할 수 있도록 위임해 달라”며 동의를 구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써 동의했다.
▲ 발언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중앙집행위원회 이후, 오후 2시부터는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현장 농성장 앞에서 ‘한국노총 긴급 투쟁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은 경찰의 폭력 만행을 규탄하고,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을 분쇄하기 위한 전면적인 투쟁을 결의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김만재 위원장 동지가 짓밟히고 김준영 동지가 피투성이가 돼서 유혈진압 된 바로 그곳”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 정치적인 계산과 술수, 이런 것들이 자리 잡고 있는 정권의 성격과 정체성이 이러한 사태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만약 우리가 여기서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제2, 제3의 광양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조합원, 우리의 소중한 현장 그리고 이땅의 모든 노동자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한국노총은 강하고 끈질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투쟁! 을 외치고 있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특히, “400일 넘게 이어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정의로운 투쟁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중재해야 할 고용노동부 장관은 어디서 뭘했느냐”며 “윤석열 정권 노동 탄압에 하수인이 되어 한국노총과 노동을 공격하는 이정식 장관은 당장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 이상 한국노총이 내려치면 깨지고, 바람 불면 흐트러지는 그런 우스운 조직이 아닌, 정말 제대로 된 조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당장의 분노와 끌어오르는 적개심 또한 중요하다”면서 “우리 모두 정치적인 차이, 개인의 이해관계 차이를 넘어 한국노총이란 이름으로 함께 갈 수 있을 때 적들이 무너질 수 있는 힘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지금 이 순간부터 끈질긴 투쟁의 대장정에 돌입한다”며 “동지들도 이 투쟁의 대장정에 마음을 모아주고 함께 참여해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결의대회 이후, 참석자들은 광양북초등학교부터 광양경찰서 앞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마무리 집회에서 “작은 채널을 넘어 더 결속하고 단결하는 한국노총이 돼야 한다”며 “단결과 연대의 힘으로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인 노동에 대한 공격을 받아내고,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자”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