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 운영국장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이하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는 16일 오전 롯데택배 본사 앞에서 노조를 탄압하고 택배노동자의 상하차 비용요구 등 각종 부당 이익을 취득한 ‘롯데택배 양평집배점장 퇴출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021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생활물류법이 개정되었다. 법에 따라 택배노동자는 고용산재보험에 의무가입하고 사회적 합의 기금을 통해 고용산재비용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양평집배점장은 본사에서 지원하는 고용산재비용 일부를 착복하고 이를 택배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몰상식한 행태를 보였다.

택배산업본부 최승환 본부장은 본사에서 지원하고 일부는 집배점장이 부담해야 할 고용산재 비용을 왜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하며, 이는 집배점장이 본인의 사적 이득을 위해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상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더욱이 해당 집배점장은 대리점에서 납부해야 할 하차비용까지 노동자들에게 부담시켜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택배산업본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집배점장과 2022년 12월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 및 부당노동행위 금지 △간선하차비용 및 관리비 청구에 대한 위로금 지급 △고용산재 보험료 사용자 전액부담 △대리점 공제 수수료 외 추가 수수료 청구금지 △단체교섭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합의서 작성 5일 뒤 양평집배점장은 민주노총 택배노조지회가 설립됐다는 이유를 들며 일방적으로 현 노조와의 합의를 파기했다.

이에 전국연대노조 조기두 부위원장은 “누가 봐도 합의서 파기를 위해 민주노총 지회를 급조해서 만든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합의 파기를 위해 사용자가 개입해 들러리 노조를 만든 게 사실이라면 노조 파괴를 위한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이고, 12월 7일 합의서는 민사상 효력이 발생하고 있기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파괴한다고 해서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집배점의 만행에도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롯데택배 본청은 모르쇠로 방관하고 있다. 본청의 무책임한 모습은 비단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택배산업본부는 3개월 동안 롯데택배 작업환경에 대해 현장조사 실시 및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조사 결과, 21세기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낙후된 롯데택배의 작업 현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택배노동자들은 극심한 인권과 건강권 침해, 비효율적 시스템으로 인한 공짜 노동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었다.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는 본청의 사회적 합의 이행 및 집배점 관리감독 책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롯데택배 양평집배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택배노동자의 권리회복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