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가 소재한 여수지역에서는 각종 폭발사고 등 중대산업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소중한 인명 피해는 물론 지역사회의 오염 등 환경문제도 심각해 지역사회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주는 각종 사고 등은 사업장에서 산업안전 관련 제도나 규정 등을 철저히 준수하는 노력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줄어들 수 있다.
이 연구는 사업장 노동자들의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인식 제고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여수지역 석유화학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 실태를 노조와 노동자 조사로 알아보았다. 이와 함께 사업장 노동자들의 고용과 건강실태 등도 파악하여 정책과제를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한국노총 화학노련 산하 여수지역 노조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사례조사를 시행했다(기간: 2021. 5.12.~6.30). 여수산업단지의 석유화학산업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배경에는 △한국경제에서 석유화학산업이 갖는 위상 △석유화학산업에서 여수산업단지가 차지하는 위상 △여수산단의 높은 산재사고와 피해 축소 필요성 △발암물질인 벤젠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산업안전 문제가 지역사회의 갈등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점 등이 있다.
두 가지 방식의 조사 결과 고용노동조건 개선과 산업안전보건 및 노동자 건강에 관한 정책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산업안전보건을 위한 노조 과제로는 우선 작업장의 산업안전보건체계 정비를 위해 작업환경 개선, 사업장 산업안전보건관리 조직체계 및 활동 강화, 산업안전보건 교육의 강화 및 내실화, 노동조합의 산업안전보건과 건강권 확보 노력을 제시했다. 산업안전보건을 위한 제도 개선으로는 산업안전보건 제도의 실효성 확보, 산재 발생보고와 산재 처리제도 개선 노력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거버넌스에의 노동계 참여를 주문하고,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산업안전 및 산재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촉구했다.
둘째, 고용노동조건 관련해서는 원청 노동조합이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고용불안이나 처우 개선을 위해 역할해야 함을 제안했다. 불법파견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수지역 석유화학업종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제시했다.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노조 조직화가 필요하지만 용이하지 않은 경우 대안적 이해 대변단체에서 역할을 함으로써 노조 조직화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셋째, 노동조합에서 노동자의 업무상 질병 문제나 건강관리에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함을 제안했다. 이번 조사에서 다수 노동자들은 건강이 나쁘다고 인식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건강상 문제나 오랜 기간 앓고 있는 질환을 갖고 있었다. 향후 걱정되는 질환에도 다수 노동자들이 답하고 있다. 노조에서는 노동자의 건강검진이 적정하게 제대로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른 건강관리도 잘 이루어지도록 노조는 회사 측이 적극적으로 관련 대책을 세우도록 요구해야 한다.
위 결과는 여수지역의 석유화학 노동자의 고용 및 노동조건 개선, 특히 사내하도급업체 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개선 등은 물론 산업재해 없는 현장과 지역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조직된 사업장의 노조와 조합원들은 물론 여수 지역사회 전체가 나서야 함을 보여준다. 여수지역이 ‘화약고’ 여수산단이란 오명을 벗고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지방정부 및 의회 등 지역사회 전체가 지속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노력해야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