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변경시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입법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도급인과 신규 하청업체간의 도급계약을 기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근로관계의 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해석 내지 보충해야 한다는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노총 제조연대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과 공동으로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306호에서 ‘기업변동시 근로관계 승계 입법토론회’를 열고,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권오성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영업양도 시, 근로관계의 원칙적 승계를 긍정한 논증 자체는 법학 방법론상 문제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영업양도나 회사분할 등 기업변동 시 근로관계의 존속보호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요건으로 하여 근로관계의 승계라는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입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청업체의 교체로 인한 사업의 이전 또한, 근본적으로 근로자 보호에 관한 규율을 목적으로 하는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귀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도급인과 신규 하청업체간의 도급계약을 기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근로관계의 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해석 내지 보충해야 한다”며 “사실상의 사업이전과 영업양도의 사안의 유사성에 기반하여 영업양도에 관한 판례 법리를 유추 적용하는 등의 방법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하청업체의 변경과정에서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명시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경우에도 가급적 법률행위의 해석이나 보충을 통해 근로관계의 승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입법의 사각지대로 인해 기업 변동시 구조조정과 해고가 당연한 절차인 것처럼 자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영업양도‧회사분할‧하청업체를 변경할 경우 반드시 고용승계가 의무화 돼야한다”고 말했다.
△ 토론회 앞서 인사말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또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노총과 진행한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공동성명으로 발표된 협약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즉각 입법 개선안 마련에 착수해야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오늘 토론회는 유성재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발제자로는 권오성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와 박귀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 권기섭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정길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노동전문위원, 남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