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헌 前 노동자신문·노동일보 기자
누구도 예상 못한 어떤 문제가 한 달이 넘도록 대한민국 전체를 갈등과 대립, 대혼돈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고 있다. 누구도 예상 못한 전개,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의 끝이 어디일지, 어떤 모습일지 짐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본격적인 분석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내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느낀 바를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조국사태의 본질?
조국사태의 본질은 계급갈등이 아니다. 계급갈등의 현실을 환기시켰다면 몰라도, 그 자체는 아니다. 만약 계급갈등이라면 왜 조선일보, 자유한국당이 선봉에 서 있겠는가?
내가 보기에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 사실인가 아닌가, 불법 부당한가 아닌가에 있다. 장관임명의 정당성 여부이든 사태의 본질과 성격이든 위 문제들의 결론이 전제되지 않으면 논의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국면서 반응한 모든 이들은 조국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자신이 직접 최종적인 결론을 확정하고서 플레이했다.
특히 언론은 심각했다. 불법을 단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제목을 뽑고, 본문은 맹탕(소송을 의식한)! 악의적 왜곡 그리고 무한반복!
왜 그랬을까? 이번 사태에서 조선, 동아의 뒷줄을 선 한겨레와 경향은 왜 그랬을까? 다른 사정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를 계급(계층)갈등으로 오인한 결과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럼 그 앞줄에 선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은?
이들이 왜 그러는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친일매국 논란 탈출용이다. 한일전쟁서 일본 편을 들면서 수렁으로 빠져들던 이들은 죽을힘을 다해 조국을 물어뜯은 결과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있다.
2. 세계적 현상과 한국적 특수성
많은 이들이 개혁(진보)정당과 노동대중의 괴리는 세계적 현상이고, 한국도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말한다. 유럽 사민당(사회당), 미국 민주당의 포지션 변화는 냉전체제 붕괴 때 이미 예견된 것이다. 부르주아정당인 그들로서는 그나마 왜곡된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경쟁마저 사라지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은 다른 면이 있다. 민주당이 노동대중과 괴리돼 있는 것은 같지만 그 반대편이 특이하다. 분단국가이기 때문이다. 분단체제에 기생하는 세력들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기를 쓰고 막고 있다. 사법, 무역, 군사이슈를 둘러싼 한일전이 국내전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조국 사태는 최근 한일전의 2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 조국임명 비판자들 모두가 친일파라는 얘기가 아니다. 누군가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선일보와 자유당 말이다.
#조국 #법무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