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제108차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연설했다.
“한국정부의 ILO 4개 핵심협약 미 비준 매우 안타까워"
김주영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이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협약을 비준하고 올해 ILO 총회에서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전 세계 노사정 대표자들 앞에서 노동존중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했지만, 아쉽게도 그 시간은 오지 않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100주년 총회 이후라도 한국의 정부와 사용자, 국회는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ILO 100년과 함께 대한민국도 올해 정부수립 100년을 맞이했다”며 “대한민국이 지난 100년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노동존중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ILO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일의 미래 보고서’와 관련해 “일의 미래와 관련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합의가 강화돼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미래 노동의 불확실성과 양극화 등 수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사회적 대화”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K-labor 문화 만들어 전 세계적 모범 될 것”
또한 김주영위원장은 “수만명 아미들의 연호를 받으며 영국의 웸블리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경우처럼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는 세계 문화의 중심에 서 있음에도 유독 대한민국의 노사문화만큼은 갈등과 대결이라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제1노총으로서 K-labor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폭력 및 괴롭힘에 대한 국제노동기준이 채택될 예정이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괴롭힘은 인권침해이자 다른 여러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 안전과 건강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국제노동기준들이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괴롭힘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를 주된 목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준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에 지난 107차 ILO 총회에서 이 문제가 치열하게 논의되었고, 이번 108차 총회에서 국제노동기준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김주영 위원장은 폭력 및 괴롭힘에 관한 새로운 국제노동기준 채택과 관련해서도 “일의 세계에서 폭력과 괴롭힘이 완전히 종식될 수 있도록 각국 노사정 대표가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