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욱영 한국노총 정책1본부 실장
공공기관 노동조합 이야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제9기 노동조합 위원장과 사무처장인 황동준, 김경우가 쓴 노동조합 조직률이 14% 남짓인 대한민국에서 공기업 노동조합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했던 내용을 엮은 책이 나왔다. <무턱대고 노동조합 생활하기>라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겪어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었던 누구도 꼼꼼히 가르쳐주지 않았던 좌충우돌 노동조합 이야기들이 빼곡히 담겨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350개 공공기관이 있으며, 이 중 36개는 공기업, 96개는 준정부기관, 그리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기타 공공기관 218개가 있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1987년에 창립이 되었으며, 2000년 10월 17일 노동조합을 창립하게 된다. 책은 23년간 단위사업장 노동조합 역사로 시작해, 9기 위원장 선거 과정과 9기 집행부가 어떻게 선정이 되었으며 근로시간면제자, 상무집행위원, 지부 간부 운영체계와 역할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론서나 실무서에 나오는 딱딱한 설명이 아닌 실제 노동조합에서 행해지는 역할 이야기가 생생하다. 현장의 이야기가 간절했던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노동조합은 그 어떤 조직보다 단단하다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새로 합류하게 되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들 말고, 익숙하게 해왔던 업무가 아닌 조합 사무실에서 하는 일들은 무엇일까. <무턱대고 노동조합 생활하기>는 집행부가 구성된 후에 시작되는 노동조합의 하루하루, 간부의 역할에 대해 솔직히 다루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 노동조합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미묘한 문제들도 다루고 있어서 관련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자신들의 뜻을 주장하며 함께 뭉칠 때 노동조합은 그 어떤 조직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단단한 조직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뜻을 모으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는 어려운 순간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등장한 노동조합의 문제, MZ세대 조합원 이야기, 노동조합이 해결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이야기, 공무직과 대동제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서술하고 있다. 어려운 문장이나 학술적인 용어들이 아닌 실제 활동하고 겪었던 일들이기에 더 와닿을 수 있다. 내일의 근로시간면제자로,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자의 고민과 격려가 담긴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