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어른이 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아이들
현직교사이자 빈곤 대물림에 대한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저자는 이십여 명의 청소년과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논문을 완성한 후 이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삶까지 계속 따라가며 쓴 빈곤과 청소년의 10년의 기록인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출간했다. 저자는 성장하고 싶은 어린 생명이 가난이란 굴레와 가족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굴절되고 다시 일어서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덟 명의 청(소)년들 - 대물림되는 가난과 우울을 헤쳐나가면서도 계속해서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소희, 정상적인 화목한 가정이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바른 아이인 영성, 가난과 편견을 자신의 강점으로 가져가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지현, 나중에 어떻게 해야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연우, 돈을 벌어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이라는 늪 속에서 허덕이는 수정, 시간이 흘러 자신의 과거를 벗어나 바르게 살고자 노력하는 현석, 미래보다는 당장 돈이 쥐어지는 일에 매진하는 우빈,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좌충우돌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혜주 - 의 이야기를 통해 빈곤의 대물림, 학교를 벗어나 범죄와 향락에 쉽게 물들게 되는 환경, 특성화고등학교가 구실을 못하는 이유 등을 들려준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성장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빈곤은 세대를 이어 빈곤이 대물림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 그 자체이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수치에 해당하는 저소득의 문제가 아니고, 그 영향력이 삶의 전반에 미친다. 오랜 시간 축적된 빈곤은 자신의 욕구를 실현하고, 거기서 만들어진 능력을 발휘해 사회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개인적이며 사회적인 행복감을 추구하려는 가능성을 모두 훼손한다.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저자는 교육체계 자체가 학력을 위한 계층 대물림의 제도에서 벗어나 한 명의 인간이 자아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체제로 거듭나야 한다며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과도기에 있는 가난한 가정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성장기 내내 부족했던 믿음과 애착을 줄 수 있는 돌봄과 관심을 줄 수 있는 사회체계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혜주나 수정, 현석처럼 누구나 언젠가는 방황을 끝내고 자기 자리로 돌아와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빈곤 가정에서 자라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보편적인 사회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