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산업은행 이전’ 고시 통보는 명백한 위법 행정이며 졸속적인 ‘산업은행 이전’ 강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한국산업은행 이전공공기관 지정 고시문’을 게재하고 “이번 이전공공기관 지정에 따라 2005년 공공기간지방이전계획의 잔류기관에 포함된 한국산업은행은 수도권 잔류기관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관련 기관이 집적화되어 있는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유기적 연계·협업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금융노조와 금융정의연대는 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일방적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법상 ’한국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둔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이전공공기관‘으로 고시하여 행정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자 고객 기업 대다수가 자리 잡고 있는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수익성이 저하되고 업무효율이 악화된다면 금융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산업은행 지방 이전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최선인지 ▲은행 공공성과 건전성을 해치지 않을지 ▲국민과 노동자를 희생시키지는 않을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오지는 않을지 정부, 국회, 전문가, 당사자가 모여 토론과 논의를 선행할 것을 요구했다.
▲ 발언 중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산업은행 지방 이전이 폭정과 불통으로 강행되고 있다”며 “대선 기간 당시 윤석열 후보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말 한마디로 인해 총선용 표팔이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산업은행 이전 추진을 강행한다면 총파업은 물론, 산업은행 이전을 추진한 후보에 대한 낙선 운동으로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발언 중인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산업은행 노조는 지방 이전에 대해 노사협의를 하자며 300일 넘게 집회를 이어왔지만, 산업은행 경영진은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해를 넘어, 국민에게 올 손실과 피해를 막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앞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 국토부 고시를 보고,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의사결정을 예상은 했었지만,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고시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산”이라며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이 없는 국토부의 결정 고시는 법 위반이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치 논리에만 급급한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단기적으로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은행의 기능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10만 금융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을 막고 2,500여 산업은행 노동자들을 반드시 지켜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