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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조합원 87% “개헌 지지”

‘사회적 대화’ 관심 높고, 지도부에 ‘유능한 교섭’ 주문

등록일 2018년03월26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30년 만의 헌법 개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조합원 87%가 개헌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형태 다양화와 사회 양극화 심화 등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기에는 현행 헌법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뜻이다.
 

한국노총(위원장 김주영)이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에 의뢰해 2월12일부터 3월19일까지 ‘한국노총 조합원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한국노총 산하 16개 지역본부와 26개 산별연맹 소속 조합원 가운데 표본 집단 3천명을 추출해 설문지를 배포하고, 총 1천524부의 응답지를 수거했다. 이번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 오차는 ±2.51이다.
 

주간 <노동N이슈>가 2회에 걸쳐 조사 결과를 분석한다.
① 조합원 의식조사 : 정치·노사관계 분야
② 조합원 의식조사 : 사회정책 분야

 

한국노총 조합원 87% “개헌 지지” ‘사회적 대화’ 관심 높고, 지도부에 ‘유능한 교섭’ 주문

 

한국노총 조합원 의식조사는 향후 노동운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 이 중 개헌의 필요성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8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10.5%에 그쳤다. 개헌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노동계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 주는 결과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일반 국민보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개헌 요구가 컸다는 점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된 6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개헌 찬성’ 또는 ‘개헌 필요’ 의견은 62.1~76.9%로 나타났다.

 

<그림1> 개헌에 대한 의견


노동자들이 개헌을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현행 헌법이 ‘노동 존중’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실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른바 ‘87년 체제’에서 태동한 현행 헌법은 비정규직 확대에 따른 불안과 차별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해 주지 못 하는 등 그 한계가 뚜렷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양대 노총이 대통령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노동헌법 개정 요구안’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상시지속업무 직접고용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현재 준비상황으로 볼 때 6월 투표는 어렵지만 연내에는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이 37.0%로 가장 많았지만, “6월 개헌 국민투표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32.5%)는 답변이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어쨌든 올해 안에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69.5%에 달하는 셈이다. 이밖에 “충분한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므로 대통령 임기 내에만 추진하면 된다”는 의견도 25.9%였다.


이를 종합하면 6월 개헌 시간표를 지키려다 개헌 자체를 무산시키기보다는, 야당들을 설득해 합의 가능한 국회개헌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을 봐도,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실시를 주장하는 여론은 45%에 머물렀다. 개헌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여야 사이에 신뢰의 프로세스가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 국정운영 긍정 평가, ‘사회적 대화’ 에 높은 기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정부가 국정운영을 잘함”이라는 응답이 66.8%로 가장 많았다. “보통”은 24.5%, “못함”은 7.4%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3곳의 설문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한국갤럽·한국사회여론연구소·리얼미터가 이달 들어 각각 발표한 국정수행 여론조사 결과 긍정적 평가가 74.0%·74.6%·69.3%로 파악됐다.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우호적 관계를 전망하는 여론도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조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문항에 “그렇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노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하나?’라는 문항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86%나 됐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대선에 앞서 당시 문재인 후보와 정책연대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이행을 확약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한 사회적 대화 활성화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92.9%가 “그렇다”고 답했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계기로 들어선 현 정부가 노동친화적 정책을 수립·집행할 수 있도록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견인해 내야 한다는 정서가 읽힌다. 이전 보수정권이 노동계를 동원하거나 분열하는 수단으로 사회적 대화를 악용했던 전례 역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유능한 협상가’ 형 한국노총 지도부 원해
 

사회적 대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의 기저에는 현 한국노총 지도부가 ‘유능한 협상가’가 돼 주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 ‘노동운동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노총이 꼭 갖춰야 할 것’을 고르라는 문항에서 조합원 63.1%가 “유연한 교섭과 정책대응 등 협상력 강화”를 꼽았다. 상대적 요구로 볼 수 있는 “총파업 등 투쟁력 강화”를 선택한 조합원은 7.9%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지금 시점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조직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 준다. 정권 교체를 계기로 열린 대화의 장에서 한국노총이 노동자 중심성을 유지하면서도 판세를 주도할 정도의 전략적 준비가 돼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입법과정에서 양대 노총의 참여가 배제되면서 이른바 ‘노동계 패싱’ 논란이 제기되고,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최저임금 노사정소위’를 구성하자는 한국노총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정황들을 놓고 보면 이번 조사 결과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유능한 협상가가 돼 달라는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는 정치권과의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대응력 부재를 인정하고, 이를 설욕하기 위한 조직시스템 정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력 강화에 무게를 둔 조합원들의 정서는 양대 노총의 관계 설정에 관한 문항에서도 재확인된다. 조합원들은 두 조직의 통합보다는 공생과 경쟁의 관계를 유지하는 쪽을 선호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관계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양대 노총이 공존하면서 협력해야 한다”(70.1%)는 답변과 “한국노총을 중심에 두면서 경쟁·견제해야 한다”(11.2%)는 답변이 많았다. “양대 노총이 통합해야 한다”는 응답은 13.8%다. 대화보다 투쟁에 무게를 싣는 민주노총 방식보다는,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면서 노사정 사이의 균형추를 맞춰 가는 한국노총 방식에 손을 들어 준 결과다.

 

“내 임금·내 고용이 우선” vs “비정규직 해법은 정규직화”
노동운동에 대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인식은 사안에 따라 양면성을 드러냈다. 노동운동이 노동자 일반의 이익에 복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노동운동의 주체인 한국노총은 조합원 임금인상이나 고용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질문의 주어를 ‘노동조합’에서 ‘한국노총’으로 바꾸면 응답자들의 보수적 경향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노총이 향후 가장 중점에 둬야 할 것’을 고르라는 문항에 “조합원 임금인상 등 노동조건 개선”(42.5%), “조합원 고용안정”(36.0%)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여성·비정규직 등 취약 노동자 보호”를 선택한 응답자는 6.4%에 불과하다. 한국노총이 올해 200만 조직화를 공언하고 ‘200만 조직화 사업 추진단 상황실’을 만들어 조직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조직 외부’를 향한 조합원들의 배타적 성향이 조직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조직화 사업의 승패가 조합원 교육에 달렸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비정규직 문제만 따로 떼어서 질문했을 때 조합원들의 반응이다. 조합원들은 비록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한국노총의 후순위 사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묻는 질문에서는 ‘정규직화’나 ‘기존 정규직 노조 가입 추진’ 같은 ‘조직 내부’의 해결 방식을 선호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방안 중 ‘선호하는 견해’를 선택해달라는 문항에 응답자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먼저 해야 한다(38.7%)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먼저 실현해야 한다(29.8%) △비정규직 노동 3권을 먼저 보장해야 한다(25.9%) △비정규직 노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4.3) 순으로 답변했다.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해 ‘기존 노조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기존 정규직 노조 가입 추진(48.6%) △기업 내 정규직 노조와 다른 비정규직 노조 설립 지원과 연대(34.4%) △기업 외부에서 별도로 비정규직 노조가 만들어지도록 지원과 연대(10.6%) △비정규직 스스로 할 일이므로 기존 노조가 관심 가질 필요가 없음(3.5%) 순으로 파악됐다.


노동계, ‘노사 자율주의’ 확보하려면
한편 단체교섭의 당사자인 노동조합 간부일수록 ‘노사 자율주의 보장’이나 ‘노동자 경영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노총이 현재 추진 중인 사업 중 중요도를 따져 달라는 취지의 문항에 “노사 자율주의 보장(복수노조 자율교섭, 타임오프 제도 개정 등)”을 선택한 응답자가 26.5%로 가장 많았다. 2011년 7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함께 도입된 복잡한 단체교섭 절차, 기존보다 노조간부의 활동범위를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제도에 대한 불만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질문에서 노조간부 32.3%. 평조합원 23.2%가 노사 자율주의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한국노총이 이 문제를 전면에 내걸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비판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수년째 10% 초반에 머물러 있고,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노동조합에 절실한 과제라도, 더욱 열악한 처지에 놓인 일반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는 담대한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노동조합 스스로 “복수노조나 타임오프가 시행되기 전에는 과연 노동운동이 약자들의 이해 대변에 충실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시가 산하기관에 도입한 ‘노동자 이사제’에 대한 선호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자 이사제는 노동자 대표를 비상임 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고, 회사 경영상황을 논의하는 경영협의회를 설치·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노동자가 단체교섭·노사협의회 같은 제한적 틀에서 벗어나 의사결정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응답자의 84.8%가 “노동자 이사제 도입이 노사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노조 간부의 40.1%, 평조합원의 30.2%가 “매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과 채용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은 금융산업 등을 중심으로 노동자 이사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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