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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고의 가치인 생명지키기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

등록일 2020년09월11일 14시28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지상 최고의 가치인 생명을 스스로 끊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자살률 급증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2019)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동안 자살 사망자 수는 13,670명으로,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생명을 끊었다. 자살문제는 단지 자살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아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학자들에 의하면 자살시도자는 자살자의 10~20배에 달하며, 자살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정서적 충격을 받는 자살자 유가족은 자살자의 6배에 달한다고 한다. 한편 통계청 사회조사결과(2018)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지난 1년 동안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5.1%나 되는 것을 볼 때 자살은 우리 국민 모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

 

OECD 평균의 두 배 넘는 자살률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국가 중 지난 14년간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6명이 자살하여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 11.5명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40~50대의 경우 자살은 전 국민 사망원인 중 5위에 해당하고, 10~30대의 젊은 층에서는 1위, 40~50대의 중년층에서는 암 다음으로 자살이 사망원인의 2위로 나타났다. 남자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8.5명으로 여자 14.8명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19).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눈부신 성장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의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의 사회조사결과(2018)에 의하면 자살에 대한 충동 및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37.3%), 신체적·정신적 질환·장애(15.2%), 가정불화(14.1%), 외로움·고독(12.3%), 직장문제(9.4%)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원인으로는 10대는 학교성적·진학문제 20~30대는 경제적 어려움, 직장문제, 40~50대는 경제적 어려움, 가정불화, 60대 이상은 신체적·정신적 질환·장애, 경제적 어려움에 의해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40~50대 중장년층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 경제적 빈곤뿐 아니라 소속감의 상실, 기업의 구조조정, 은퇴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자살충동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인 등 다차원적인 요인에 의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자살은 급격한 사회변화와 가족 기능의 약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압축 성장의 과정에서 공동체의 약화, 극단적 개인주의의 등장으로 상호 연대감의 단절과 소외감이 커지게 되었다. 또한 전통적으로 사회적 지지체계였던 가족구조가 핵가족화, 1인 가구, 독거노인, 이혼율 증가 등 가족 형태의 변화와 해체가 심화 되었다.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빈곤 및 자살의 급증, 고독사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물질만능주의는 생명경시 풍조를 만연시켰으며, 지나친 경쟁과 성취 위주의 가치관은 상대적 박탈감과 욕구불만을 가중시켰다. 한편 자아기능의 약화는 고난과 역경을 만났을 때 쉽게 포기하고 절망감을 느끼게 하였다. 이로 인해 무기력, 좌절, 절망, 초조 불안 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것이 높은 자살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안전망 강화 등 사회적 노력 필요

 

그렇다면 자살예방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필자는 민관 협력을 통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경주해 나가길 기대한다.

 

첫째,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명존중 의식이 높을수록 자살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자살실태조사(2018)에서 보면 자살을 권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22.9%나 되고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살을 결심한다면 막을 수 없다는 태도가 31.3%, 자살을 한 번 생각한 사람은 절대로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는 태도도 37.1%나 되었다. 이 조사결과는 자살을 금기시하지 않고 허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 내에서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소중히 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자살률 저하는 물론 직장 내 집단 따돌림과 갑질 문화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둘째, 경제적으로 안정된 건강한 가정환경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 우리나라 혼인이혼 통계(통계청, 2019)를 보면, 2018년 전체 이혼 건수는 11만 8백 건으로 그해 혼인 건수의 과반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학자 에밀 듀르케임은 이혼은 지지체계를 약화시키므로 자살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하였다. 생명의전화에 걸려온 상담내용에 의하면 40대의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은 가정불화와 이혼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이혼 등 가족갈등과 해체를 가속시켜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다. 따라서 취업, 재취업 등 고용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같은 불안정 고용을 안정 고용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가정이 불안하면 생산성이 약화되고, 직무 스트레스도 커지므로, 건강한 가정을 위한 상담 및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노사 모두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을 위해 국가와 국민 모두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서울 성북 네 모녀 사건, 경기 양주 일가족 사망사건, 인천 계양구 일가족 사망사건이 우리 국민들을 우울하게 했다. 이들은 모두 정부의 사회적 안전망의 틈이 생겨, 경제적 어려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이다. 결국 잇따른 가족 자살은 경제적 빈곤과 더불어 소속감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동시에 작용해서 생긴 것이다. 심리학자 조이너 박사는 소속감의 좌절이 자살을 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하였다. 따라서 자살예방을 위해서 가정, 직장뿐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의 기능이 살아나야 한다. 또한 정부의 공적 사회 안전망의 확충과 함께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 배려가 넘치는 건강한 공동체 회복 운동이 뒤따라야 한다.

 

넷째, 각자 자기 자신의 정신적 면역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는 모두 국내외적으로 무한 경쟁의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심적 부담을 갖고 살아간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잘 적응하고 있지만 또 몇몇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심각한 불안, 우울,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 상의 문제에 직면한다. 따라서 평소에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작은 문제라도 함께 상담할 수 있는 환경과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혼자 고민하지 않고 다른 동료들이나 회사의 상담소, 생명의전화, 정신건강복지센터, 병원 등 전문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정신적으로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삶의 지혜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혼자가 아니며, 내 주변에는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훨씬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도움을 주는 기관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9191, 한국생명의전화 1588-9191

 
하상훈(한국생명의전화 원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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