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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과 단절의 회사에 대응할 유일한 수단이 ‘노동조합’

- [새내기 노동조합] 전국삼성노조 진윤석 위원장

등록일 2020년02월10일 09시2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성호 한국노총 조직본부 국장

 

‘무노조경영’ 지난 50년 동안 삼성을 대표하는 말이었고, 이제는 과거형이 되었다. 2019년 11월 16일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설립되었음을 공식화했다. 삼성그룹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에 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2018년 한국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노동존중사회 건설! 100만 조직 강화! 200만 조직화 실현!”을 선포하고 200만 조직화 실현을 위해 같은 해 5월 삼성조직화전담팀을 설치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화 활동을 전개해 마침내 2019년 11월 10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설립총회를 하는 결실을 이루게 되었다.

 



설립 후 2개월이 지난 현재, 노동조합 집행부와 함께 조직확대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진윤석 위원장을 만나 보았다.

 

노조 설립의 첫 시작은 ‘의문’


- 노동조합을 설립한지 약 2개월이 지났다. 지금 심정이 어떠한가. 


정말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삼성전자에는 이미 3개의 노동조합이 있었음에도 노동조합 설립을 공식화했던 11월 16일 전국노동자대회 날에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이는 경험도 하게 됐다. 삼성전자 내 상급단체가 있는 첫 번째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큰 이슈였던 것 같다. 언론보도 덕분에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이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계속적으로 언론에 나올 경우 자칫 개인의 욕심으로 노동조합을 만든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노동자대회 이후에는 최대한 언론 노출을 꺼렸다. 지금은 노동조합을 만든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의 삼성전자 사업장을 돌면서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 삼성에서 노조를 만들게 된 계기는?


노조 설립의 첫 시작은 단순한 의문이었다. 급여 상승률에 대한 근거, 고과 T.O(정원), 승진 T.O에 대한 의문이 들었지만 회사는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아무도 모른다고만 했었다. 그때부터 주변을 돌아봤다. 깜깜이 인사 정책과 퇴보하는 복지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PS 기준, 또, 반강제 전환배치에 보상도 없는 사업장 이동까지, 이 모든 것이 비로소 문제로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의 문화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회사 문화는 절대자 1인의 철학에 따라 바뀌기 시작했다. 문제를 제기하면 오히려 조직을 헤치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히기 일쑤였다. 삼성은 의문을 가지는 직원은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고 부적응자로 치부해 왔다. 답변은커녕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회사의 태도에 당혹감을 느꼈다. 


불통과 단절을 고수하는 회사가 어떻게 해야 우리 의문을 들어주고 대답해 줄지 고민했다. 불통과 단절의 회사에 대응할 수 있는 노동자의 유일한 수단은 “노동조합”이었다. 

 

- 노조탄압이 심한 삼성에서 설립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처음은 2013년 사원 7명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됐다. 각기 부서가 달랐던 7명은 노조와 관련된 역량을 기르기로 하고 각자 노무사 준비, 언론 인맥 형성, 정치 인맥 형성, 지역사회 인맥 형성, 타사 노조 관계자 인맥 형성 및 사내 인사부서 인맥 형성에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후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다.


2015년 본격적인 조합원 모집을 계획했으나, 서두르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지인에게만 권유하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2018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노동조합 설립 절차에 착수했으나,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가 설립되어 우리 노조의 설립을 중단하고 기존 노동조합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이후, 제3노조 집행부와 합병에 관한 논의를 수차례 했으나 상급단체 결정에 이견이 있었다. 결국 합병은 무산됐지만 여러 활동에 있어 활발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동의했다. 


2019년 상급단체 가입에 앞서 어느 노동단체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지 비교분석 하기로 하고 양대 노총의 관계자와 양대 노총에 소속된 노동조합 집행부를 수차례 만나 장·단점을 비교했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원 전체 투표한 결과 한국노총에 가입하기로 확정했다.     

 

- 현재 노동조합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노조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는 말이 “몇 명이에요?, 얼마나 돼요?” 라는 질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직원 수가 10만 명이다. 몇 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한다.


소수의 조합원으로는 회사를 상대로 교섭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그룹 내에 있는 많은 노동조합이 회사와 교섭했던 과정을 보면 일관되게 무시하는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취업규칙을 벗어나는 노동조건은 절대 인정하지 않고 노조 활동의 기본인 타임오프 및 사무실조차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인원이 되기까지는 조합원수를 비공개로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의 문화도 바꿀 수 있다


- 노조 설립 후 회사 내 분위기는 그대로인가?


삼성전자에서 노동조합은 금기어였다. 우리 노조 설립 이전에 3개의 노동조합이 생겼지만 이러한 회사 풍토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한국노총 소속의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가입절차 등을 묻는 질문들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회사 내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노조 단어를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삼성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 온 삼성의 문화를 한 번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노동조합 운영 계획이 있다면?


노조 설립 초기에 조합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6가지 운영 계획을 담았었다. 특권 없는,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제대로 일하는,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동조합이다.


지금은 수원, 기흥, 화성, 평택, 광주, 구미 등 삼성전자 사업장을 돌면서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노조 전임시간이 없다 보니 개인 휴가, 조기퇴근 등을 통해 활동을 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많은 직원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처음 생각했던 운영계획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삼성그룹 내에서 노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고 희생했다. 그러한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 오늘의 우리 노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부속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는 시작이 노동조합이고 땀흘려 일하는 10만 명의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노총 및 금속노련의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드리며 가장 늦게 만들어진 만큼 가장 아름다운 노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삼성노조 #노조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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