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 4.3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
제7회 한국노총 평화학교 개최
제7회 한국노총 평화학교가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개최되었다. 약 56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제주 4.3 항쟁을 이해하고, 관련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1947년 3.1절 발포사건(아이를 다치게 한 기마경찰에 항의하는 군중을 향해 경찰이 발포, 민간인 6명이 사망한 사건)을 도화선으로, 1948년 4.3 무장봉기로 이어진 제주 4.3사건은 수많은 민간인 학살로 이어졌다. 올해 70주년을 맞은 4.3항쟁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슬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 4.3항쟁을 알아가는 첫 발걸음
- 1일차: 제주지역본부 방문-4.3평화공원
평화학교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있는 역사를 보고 가시길 바란다.”는 제주지역본부 이상철 의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제주 4.3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평화공원을 향했다.
조합원들은 평화공원에서 안내해설을 들으며 제주 4.3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 도입부에 위치한 백비(白碑,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세우지 못한 비석)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규명되지 못한 4.3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 앞에서 조합원들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제주 4.3의 깊은 울림 속으로
- 2일차: 4.3유적지 탐방
평화학교 둘째 날은 진아영 할머니 생가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무명천 할머니’라고도 불리는 진아영 할머니는 제주 4.3 당시 생존자로 목숨은 건졌지만, 무차별 총격에 의해 턱을 잃어 일평생 무명천을 두르고 사셨다. 평생 정신적, 신체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진아영 할머니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생가와 영상은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다음으로 강제징용의 흔적이 남은 수월봉 진지동굴, 일본군에 의한 제주도민의 수탈을 보여주는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와 섯알오름 학살터로 일정이 이어졌다. 섯알오름 학살터는 ‘예비검속’이라는 명목 하에 두 번의 집단학살이 이루어진 곳이다. 참가자들은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한 후, 대공포 진지터로 무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오랫동안 어둠 속에 묻혀있던 제주 4.3은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벽하게 드러나거나 규명되지 못했다. 제주 4.3에는 실질적 개입자인 미군정에 책임을 묻는 것, 여전히 땅 속에 묻힌 유골들을 발굴하고 신원을 찾는 일 등 앞으로 더 많은 숙제들이 남아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한국노총 평화학교>는 제주 4.3의 본질인 식민과 분단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우리 노동자의 과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앞으로도 평화학교를 통해 더 많은 조합원들이 제주 4.3항쟁을 기억하고, 평화와 통일의 길에 함께 나서는 노동자로 서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