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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버텨온 당신, 수고했어요! 괜찮아요!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 - 괜찮아

등록일 2019년12월11일 15시1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민정연 꽃다지 기획자


얼마 전 제 생애 있을 리 없을 거라 여기던 경험을 했습니다. 대학 입시를 치르는 누군가를 바깥에서 기다리는 역할. 제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아끼는 후배의 딸이었습니다. 후배 부부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걱정하길래 흔쾌히 대리 부모역을 자처했습니다.

 

시험장에는 혼자 들어갔고 저는 나오는 아이에게 밥 한 끼 사주면 되는 역할이었습니다. 시험 종료 3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다 보니 유난 떠는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보는 아이들의 숫자만큼 모여드는 부모들을 보며 오길 잘했다고 안심이 되더군요. 나올 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쿵쿵 울리며 떨리는데, 진짜 부모들과 당사자들의 심정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어떤 위로와 격려를 해줄까 고민을 했던 것도 무색하게 먼저 아는 체를 하는 아이에게 건넨 말은 ‘수고했다’가 전부였습니다.

 

직접 체험한 입시 현장은 매우 낯설었습니다. 시험 보는 날에도 곱게 화장하고 온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고 신기했고 아이와 함께 온 부모가 그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습니다. 참 낯설고 안타깝고 씁쓸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른들의 관심만큼 아이들은 힘든 거 아닐까 싶어서 말입니다.

 

후배 부부는 성적 때문에 애면글면하지 않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일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대견해하니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아 학부모도 아이들도 힘든 경우가 떠올라 착잡해졌습니다.

SNS에는 자녀들의 대학진학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명문대학 들어갔다는 소식이 많습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아니 이상한 일도 아니지요. 행복도 성적순, 대학도 성적순이라는 우리 사회를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경쟁만이 살길이라고 부추기는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부모들과 아이들에게 ‘괜찮아’라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2013년 발표한 조성일 1집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에게 노래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대부분의 민중가요가 그렇지요.

우리에겐 사명이 있고 싸워야만 하고 힘을 내야만 한다는 결기가 담긴 위로와 용기의 노래. 진심이 담긴 노래이고 앞으로도 계속 부를테지만 어떨 때는 ‘힘내라’는 말이 더 부담스럽고 좌절을 안겨주기도 하더군요.

 

너무 힘들 때는 그냥 ‘괜찮아’라는 한마디가 더 힘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 순간에 들으면 딱 좋은 노래가 ‘괜찮아’입니다.

실제로 이 노래는 조성일이 ‘힘을 내. 이 순간도 다 지나갈 거야. 다 잘될 거야’라는 말조차 받아들이기 힘들던 시절에 만든 노래입니다.

 

무기력하게 웅크려 있는 몸을 비추던 기울어가는 오후의 햇빛. 그 햇빛이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하는 것 같은 순간. 따사로운 햇볕이 ‘네가 아파해도 괜찮아.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는 위로를 경험한 순간. 그 쓸쓸하며 고요했던 순간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처음엔 다짐도 없고 용기 내라고 말하지 않는 위로가 쓸쓸하기만 했는데 들을수록 위로가 되었던 노래입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격려한다 해도 몰라서 극복하지 못하고 힘든 게 아니니까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을 알고서도 일어서지 못하는 위태로운 순간이 있지요. 결국 그 순간을 극복하는 건 오롯이 자신의 몫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론 멀찌감치에서 지켜봐 주는 여백의 순간이 필요함을 알기에. 지금까지 버텨온 당신, 수고했어요. 괜찮아요.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 _ 괜찮아


 

 

#괜찮아요 #조성일 #삶의노래 #희망의노래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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