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욱영 한국노총 정책본부 국장
장애학의 도전(김도현 지음 / 오월의봄 펴냄 / 424쪽 / 2만2천원)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되는 사회
장애인운동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활동가 김도현이 2009년 <장애학 함께 읽기>를 출간한 이후 10년 만에 단행본 <장애학의 도전>을 내놓았다. 책은 장애학이 어떤 학문이며 왜 필요한지를 다루며 “접속”, “성찰”, “전환”, “도전”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특수교육과 사회복지에서는 국가·교사·복지사 등 주로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해왔다.
이에 반해 “장애학”이란 장애인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고민해보는 것으로 사회적· 학제적·실천지향적인 해방적 학문이라고 소개한다. 200년 전에는 “장애인”이라는 범주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예를 들면서 장애인이란 비장애인 중심사회가 만들어낸 범주의 일종으로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상황에 따라서 “할 수 있음”과 “할 수 없음”으로 나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차별과 억압이 ‘손상’을 ‘장애’로 만들며, 바로 그 차별과 억압의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읽고 함께 하기
저자는 우생학으로 시작해서 낸시 프레이저의 지구적 정의론을 장애학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장애인당사자주의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장애인 차별 철폐’ 외침이 계속되는 투쟁 속에서 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억압과 배제를 다루고 있다.
흔히 장애인운동은 68혁명 이후 등장한 “정체성(의) 정치”의 일환으로 설명되며, 북미에서 태동한 자립생활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서 “자립”을 그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장애인운동이 사회를 재구성해 나가는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정체성의 정치를 넘어 “횡단의 정치”로, 자립을 넘어 “연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홀로서기도 의존도 아닌 함께 어울려 사는 “연립”은 곧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도 연결된다. 책에 의하면 자기결정권은 능력과는 무관한 일종의 사회권이며 당사자들끼리의 의사소통과 존중, 조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 책이 자신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운동의 현장에서 나온 여러 화두들 속에서 탄생했음을 밝히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선의와 동정의 시선으로 단순히 함께 읽는 것을 넘어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장애학 함께 하기”를 위해 이 책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새로 나왔거나 주목할 만하거나
법의 이유 (홍성수 지음 / 아르테 펴냄 /292쪽 /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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