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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환경측정제도 이대로 좋은가?

등록일 2019년12월10일 14시39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정희 대한산업보건협회

 


 

작업환경측정은 산업안전보건법 제1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자의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동법 제42조에 의거 작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가 작업 중 노동자에게 얼마나 노출이 되는지 평가하여 작업환경 개선을 통한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자료를 만드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 2003년 이후로 큰 개정이 없는 상태로 고용의 다양성, 유해물질 취급환경 등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업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4만 가지 이상이나 법정 측정대상은 불과 200가지가 넘지 않고 있으며 측정, 분석기술이 대부분 존재하고 있는 노출기준이 제정된 물질만 보더라도 약 700가지인데 유연성이 낮은 제도로 인하여 제대로 측정, 평가,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위생 전문가의 현실

 

작업환경은 빠르게 변화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위험관리는 선진화 되어야 하며 더욱 다양한 유해물질과 환경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 있는 전문가로 부터 위험을 판단하는 단계로 성장하여야 한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과 전문가 판단의 존중, 제도의 유연성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작업환경을 관리하는 산업위생 전문가의 현실은 작업환경측정 및 지정측정기관 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 의거 개인시료포집법으로 1일 작업시간 동안 6시간 이상 측정하도록 하고 있는 정형화된 측정방식에 고립되어 있으며, 신뢰성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점검과 평가 준비로 문서작업이 증가하면서 사업장에서 위험을 판단하는 시간보다 제도적 업무시간에 쫓겨 초과근무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주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위생 전문가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특히 측정시간을 6시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명확한 학술적 근거는 없다. 작업환경측정을 하고 있는 산업위생 전문가들은 1일 8시간 작업시간 중 유해인자가 발생하는 작업이 단시간인 경우 현행 기준을 적용한 6시간을 측정했을 때 측정 결과가 실제 측정결과보다 과소평가될 수 있고 고농도 폭로에 대한 위험성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학계나 관련기관에서는 작업환경측정시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작업환경측정 결과값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산업위생 전문가가 사업장에서 위험을 판단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업무과중을 덜어줄 수 있는 작업환경측정 시간의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업주는 주기적인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할 의무를 갖고, 1년에 2회씩 측정기관(지정기관)을 선정하여 측정을 의뢰한다. 측정기관은 회사와 협의된 측정비용 수준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지정된 측정대상 항목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측정을 하고, 그 결과보고서를 지정된 노동부 양식에 의해 작성 후 사업주에게 보고한다. 사업주는 측정보고서를 해당 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하면 작업환경측정은 마무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측정결과 노출기준 초과 건수가 없을 경우 노동청에 서는 어떠한 조치도 없으며, 측정 서비스를 실제로 받아야 하는 현장 노동자는 측정참여와 측정결과 확인 및 결과설명에 대해 ‘근로자대표의 요구’가 있지 않을 경우 아무런 서비스의 혜택 없이 몸만 힘든 꼴이 된다. 이러한 과정이 주기 적으로 반복되면서 현장은 변화되지 않으며, 현장의 노동자들은 측정 자체에 대해 불신만 쌓이고 사업주는 공정 개선과 이어지지 못한 채 매년 반복적인 준조세의 개념으로 일정한 비용만 지출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작업환경측정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이러한 불만을 인식하는 듯 고용노동부에서는 작업환경측정 횟수를 줄이고 작업환경측정을 의무가 아닌 자율에 맡기겠다는 계획을 흘리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보건을 지키기 위한 사항을 명시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의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제를 가하여 법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만약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사업주가 시행해야할 제도가 완화 또는 자율화 된다면 우리나라 안전보건의식 수준에서는 그 제도는 말 그대로 있으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 산업위생 전문가들은 사업주와 현장 노동자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은 제도로 인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노동자로부터는 외면 받는 현재의 제도를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 작업환경측정기관의 산업위생 전문가에게 권한과 그에 맞는 책임을 병행해야한다.

6시간이라는 측정시간과 개인시료채취 등 현재의 제도만을 고집하며 현장의 작업환경이 개선되길 기대한다면 이것은 욕심이다. 현재의 행정편의적 제도가 전문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산업위생 전문가들은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사업주가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기반을 제공하여 노동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걸림돌이 많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하여 작업환경측정 제도의 문제점을 반드시 개선하길 바란다.

 

#작업환경측정 #위험관리 #산업위생전문가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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