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연 문화기획자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노동가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저마다 여러 가수의 이름을 떠올릴 겁니다. 그런데 이구동성으로 여자가수 중에서는 지민주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본인의 공연이 있는 현장뿐만 아니라 공연이 없을 때도 투쟁 현장에 슬쩍 나타나 노동자의 친구가 되는 지민주, 오늘은 그의 노래 한 곡을 소개하려 합니다.
그녀가 노래하는 것을 처음 본 것은 1998년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좋은 친구들’의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남녀 4인조 혼성팀이었는데도 지민주의 목소리는 압도적으로 사람들을 끌어 잡아당기는 힘이 있었습니다. 특히 ‘파도 앞에서’를 부를 때는 저러다 쓰러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성량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를 보여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학내 노래패 활동을 시작했고 1995년부터 연대를 위한 노래모임 ‘좋은 친구들’ 활동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25년째 노래하고 있는데 그 열정은 식지 않고 있으니 대단한 사람입니다.
2001년에 ‘좋은 친구들’ 활동을 정리한 그녀는 2002년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솔로 활동 10여 년간 전국을 종횡무진 누비며 투쟁하는 노동자가 있는 곳에 노래로 연대해왔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문화노동자 모임 ‘일과 노래’ 결성에 함께하면서 프로젝트 노래팀 ‘노래로 물들다’의 일원으로 솔로 활동과 팀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래 공연 외에도 여러 현장공연 기획에도 함께 하고 있으니 그 왕성한 활동력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지민주는 솔로로 독립하고 석 장의 음반을 냈습니다. 1집 정규음반 <칼>, 2집 <길 그 끝에 서서>, 3집 <마음아 힘내라>. 그녀가 낸 석 장의 음반 수록곡은 대부분 자작곡입니다. 현실을 비판하는 날 선 노래부터 위로와 격려를 나누는 따뜻한 노래까지 다양한 노동자의 마음과 현실을 담고 있는 노래 중에서 오늘은 ‘길 그 끝에 서서’를 소개합니다.
2집 음반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최근에 지민주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그녀의 현장에 대한 믿음이 잘 담겨 있습니다. 어느덧 엄마가 되어 아들이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미래를 위해 더욱더 힘차게 노래하겠다던 그녀의 각오를 전하며 ‘길 그 끝에 서서’를 전합니다.
길 그 끝에 서서
글 박현욱 / 곡 지민주 / 편곡 마구리밴드
우리 앞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제대로 걸어온 거야
언제나 길의 끝에 섰던 사람들이
우리가 온 길을 만들어 온 것처럼
눈 앞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의 시간이 온 거야
먼저 간 사람들의 빛을 따라 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스스로 빛이 될 차례야
이제 끝이라고 희망은 없다고
길을 찾을 수 없어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 쉬고 절망 하지마
그건 우리가 옳은 길을 걸어온 걸 확인하는 거야
이제는 우리가 길을 만들 차례야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야
그렇게 왔잖아 우리 당당하게 이제 진짜 우리의 시간이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