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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잉여들의 무모한 유럽여행기!

등록일 2014년02월21일 16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나는 잉여, 무모하다 할 정도의 열정
잉여의 사전적 의미는 다 쓰고 남은 것이다. 사람을 지칭할 때 쓰면, 즉 잉여인간이라고 지칭하면 그 의미는 쓰여지지 않는 인간, 쓸모없는 인간이란 뜻일 게다. 그런데 잉여라는 말은 인터넷에서 집단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함의를 갖게 됐다. 대략 떠오르는 것은 찌질함, 겁쟁이, 게으름, 무능력, 불안, 자학, 열패감, 조소, 열정, 무모함, 비주류, 저항 등과 유사하거나 혹은 반대되는 의미망의 단어들이다.

 

기성세대에게는 부정적 의미로 들릴지 모르지만 잉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과 집단들에게, 잉여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로 단정 짓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스스로에 대한 조소와 자학이 담겨있긴 하지만 동시에 잉여들끼리의 연민과 동질감, 자기긍정이 담겨있기도 하다.

 

너는 루저라고 말을 하는 이 시대에게 그 말을 듣기 전에 먼저 나는 잉여라고 말하는 것. 오히려 자신들만의 잉여로움을 찬양하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쓸모없는 짓이라고 치부하는 일일지 몰라도 스스로는 무모하다 할 정도의 열정으로 임하는 것. 경쟁을 원하는 시대의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로 평가되길 거부하고 그냥 하는 것. 88만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유사세대일 수 있지만 인터넷 공간 안에 있던 잉여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무한도전 세대, 하고 싶은 걸 자기 방식대로 하며 살기
감독이자 등장인물이고 잉여들의 유럽여행의 리더인 호재의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야, 대박이야. 내가 땡전 하나 없이 유럽에서 여행하는 방법을 찾았어. 그는 영화과를 다니는 학생이고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잉여 학생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떠난다. 스스로를 생각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말 그대로 잉여인간이라 규정한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학교에 있어봐야 등록금 마련하기 어렵고 졸업하면 스펙 쌓아서 취업 준비해야 하는데, 남들 다 하는 유럽여행 한 번 해보자 생각했다. 그리고 대책 없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 대책 없는 생각이란 우린 영화를 전공했고 돈은 없지만 민박집 홍보영상을 만들어주고 숙식을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다 좀 유명해지면 호텔영상 만들어주고 숙박하고 레스토랑 영상 만들어주고 밥 먹고 더 잘 풀리면 돈도 벌고. 그러다가 영국에 건너가서 제 2의 비틀즈를 만나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고,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엄청난 포부를 가지고 떠난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그들은 영상을 만들어달라는 민박집은 없었고 잘 해봐야 하룻밤 재워주고 한 끼 식사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히치하이킹을 하며 여러 민박집을 돌아다니며 인터넷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는 글을 계속 올리지만 실패만 거듭한다. 지쳐서 한국에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드디어 홍보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메일을 받는다. 그리고 그 홍보 영상은 대박이 난다.

 

이후 그들을 찾는 각국의 민박집 사장들의 메일이 쏟아진다. 그들을 스카웃하기 위해 조금씩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숙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기도 한다. 호텔에서도 연락이 온다. 그리고 드디어 1년이 다 되어갈 지점에서 그들이 꿈꾸던 뮤직비디오 제작도 하게 된다. 그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드디어 개봉했다.

 

무한도전 세대라고도 부를 수 있을 법한 잉여들의 이 무모한 여행기는 잉여들의 세상나기이지만 성장담이나 성공담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청년들이여 도전하라, 어렸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그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는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이야기를 거부하고자 한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자기 방식대로 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으로도 규정받기를 싫어했던 X세대가 결국은 담론으로 규정받으며 문화산업 안에 편입되는 과정이 떠오른다. 이 다큐 안의 잉여들도 결국은 영화산업 논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과 경쟁의 논리 안에 편입되는 것은 아닐까란 씁쓸함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은 반기고 싶다. 세상 밖으로 나와 난 잉여라고 외치는 인간들의 출현을! 

강준상 영상노동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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