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최다은 기자] 국내 금융업계가 최근 2년 간 직원을 4% 넘게 줄인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 중 4대 시중은행의 인력 감축 규모는 9.2%로 금융권 전체 인력 구조조정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늘(13일) CEO스코어 등은 국내 금융권 내 자기자본 상위 56개 업체의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임직원 수는 모두 15만319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3분기 말 15만9573명보다 6378명(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시중은행의 인력 감축 규모가 확대됐다. 총 임직원은 1만9795명에서 1만6858명으로 14.8%(2937명) 감소한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1794명(12.2%) ▲신한은행 563명(4%) ▲NH농협은행 432명(3.1%) 등이 줄었다. 또 5대 금융지주사는 758명(4.9%) 줄었고 생명보험사는 585명(2.9%) 감소했다.
반면에 손해보험업계는 전체적으로 1.2%(315명) 늘었다. 롯데손해보험(11.5%)과 코리안리재보험(10.2%)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흥국화재(-7.3%)와 메리츠화재(-5.7%) 등은 감소했다.
금융권은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임직원을 꾸준히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나 직급이 낮은 말단 직원들이 크게 줄어든 반면 임원의 숫자는 소폭 늘어나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같은 기간 금융권 중하위 직군 종사자는 15만7906명에서 15만1455명으로 6451명(4.1%) 줄었으나 임원은 1667명에서 73명(4.4%)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지점은 2715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1월 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나섰음에도 은행 지점 일선에서는 큰 혼란이 없었다"며 "은행원 없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조사한 금융 채널별 거래 비중을 보면 대면거래 비중은 9.5%에 불과하다.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이 46.2%, CDㆍATM 35.4%로 대부분의 금융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지점 통폐합이 확산돼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보험이나 카드, 증권사들은 실적은 떨어지고 영업환경이 어려워져 인력 구조조정의 폭이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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