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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 탄핵 광장에 주체로 서다

‘2030 청년 여성과 탄핵광장’ 좌담회

등록일 2025년03월13일 13시2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2024년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분노한 국민을 다시 한번 광장으로 불러 모았다.

 

이번 탄핵 집회에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한 집단으로 여겨져 왔던 청년층, 특히 청년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단순히 숫자적 의미를 넘어서 청년 여성이 주도하는 광장은 집회 문화의 변화를 가져오고, 나아가 집회 그 이상의 연대로까지 이어졌다.

 


▲ ‘2030 청년 여성과 탄핵광장’ 좌담회

 

2월 21일 오전 10시 교사노조연맹 회의실(여의도)에서 박민주 국장(윤석열퇴진비상행동), 신혜정 활동가(한국여성민우회),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과 한국노총에서 박한진 사무처장, 허윤정 여성청년본부 실장, 조선아 대외협력본부 실장, 김정목 정책2본부 부장, 박주현 조직본부 선임차장이 모여 탄핵 광장의 현상을 진단하고, 향후 노동운동의 연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허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실장) 2030 청년 여성이 탄핵 광장의 3분의 1 정도를 채우면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좀 진단을 해보고 이유와 배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우선 다소 모호하지만, ‘광장을 메운 2030 여성, 이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겠다.

 

2030 여성,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 아니다

 

▲ 신혜정 활동가(한국여성민우회)

 

신혜정 활동가(한국여성민우회) 박근혜 퇴진 투쟁이 한창일 때 고등학생이었다. 강원도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선생님이 서울에서 하는 집회를 못 가게 하고 기차역에서 감시한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집회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이 시작된 거 같다. 더 강력하게는 세월호나 특히 이태원 참사 등이 젊은 세대에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가까운 친구, 주변 사람, 한 다리를 건너면 아는 사람에게 발생한 비극적인 일이어서 더 가까운 사회 문제로 느꼈다.

 


▲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아이가 올해 23세가 되는데 어릴 때 세월호 사건이 났다.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세월호의 문제에 대해서 그 참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보다 수학여행을 금지했다. 아이들끼리 무슨 정부가 문제를 이렇게 푸는지 하소연을 했다. 고등학생이 되고는 역사 교과서 문제가 터졌다. 촛불 들고 있는 고등학생 이미지로 된 스티커, 뺏지 등 소품을 보았다. 박근혜표 역사 교육 반대한다 이런 운동을 촛불 소녀 이미지를 공유하며 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 미투 운동이 사회에 번졌고 고3 수능을 마친 언니들이 미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학교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태원 참사 당시 거기에 놀러 간 골빈 여자아이들 이런 반응에 대한 굉장한 분노도 보았다. 지금 2030 여성이 청소년기부터 사회에 대한 문제 인식이 각별했고, 순응하며 산다기보다는 ‘잘못됐다’라고 의견을 제시하는 세대의 모습을 보였다.

 

미투 운동 전과 후 한국 사회 변화를 만들었듯이 윤석열 퇴진이라는 사회적 국면을 맞이하면서 굉장히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러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하고’ 또는 실천한다. 그리고 ‘연대한다’는 세대적 특징을 본다.

 


▲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집회 현장에 나오는 여성들을 보면 무척 이미 준비(?)되어 있다. 그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통해서 그렇게 준비된 사람들이 되었나 생각해 보면 사실은 여성 의제로 인한 집회에서 발견이 되는 모습이다. 예를 들면 나오는 청년 여성 대부분이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를 끼고 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집회 당시 일부 남성들이 참가자들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남성들이 많이 있는 갤러리에서 소비했던 사건, 혜화역 불법 촬영 반대 집회 때 2만씩 모이고 했을 때는 여성들이 불법 촬영을 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2030 여성은 이후 낙태죄 반대 시위 등 여러 여성 의제에 참여했던 시위나 집회에 단련됐다.

 

얼굴을 가리면서 집회 현장에 나가는 것은 안전하지 않지만, ‘우리 이야기를 하러 가야 된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2030 여성에게 노출됐던 여러 경험으로 인해 뭉치고 단련했고, 이번 탄핵 광장에서 폭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2030 응원봉 저항문화, 연결되는 감성과 연대

 

▲ 박민주 국장(윤석열퇴진비상행동)

 

박민주 국장(윤석열퇴진비상행동) 여성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는 무엇보다 상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운동에 국한되는 개념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약자이면서 미투 등 여러 투쟁의 경험이 여성들에게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승리한 경험도 있고.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분노가 누적된 민심이 터졌다고 보인다.

 

광장에서 사회를 보면서 팬덤 문화와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다. 2030 여성청년이 팬덤 문화를 선호하는지에 대해 하나의 답은 아니겠지만 ‘가장 안전한 문화’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팬덤 문화의 특징은 남태령 투쟁이나 한남동 투쟁에서 나타났다. 바로 아스팔트 바닥에서 밤새 앉아 있던 건데, 스타들의 콘서트 참여를 위한 밤샘 티켓팅, 공개 방송 새벽에 방송국 앞에서 기다리던 경험들과 오버랩 된다. 내가 사랑하는 스타를 더 앞자리에서 보려고 밤샘을 견뎠던 경험이 남태령을 지켰고 한남동을 지샜다.

 

신혜정(한국여성민우회) 여의도에서 커피 선결제도 스타들의 생일 카페를 연다거나 좋아하는 스타일 커피 차를 보내는 문화를 생각나게 한다. 응원봉을 들고 나오고. 트위터를 통해 남태령에서 언제까지 내가 지켰다며 ‘바톤터치할 사람들 와달라’며 자기가 싸움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시민을 조직했다. 늘어나는 리트윗에 비례하며 남태령에 시민들이 모인 이유이다.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이번에 트위터가 굉장히 활발했다. 남태령 상황을 밤새면서 누군가가 이거를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알리고 와치맨 역할을 하고, 뉴스 속보보다 빨랐다. 수시로 정보가 업데이트되고 정보를 순환해서 보고 리트윗을 하고 댓글 달고 트위터가 가장 빠른 언론 매체였다. 블랙저널을 의미있게 활용하는 모습을 봤다.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좌담회 준비하며 여성 시대라는 카페를 들어가 봤다. 활발한 토론이 댓글을 이어가며 되더라. ‘왜 지금의 상황을 젠더 갈등이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위치에 서로 치고 싸우는 상태가 아니다’, ‘우리는 미러링을 하고 우리는 한남이라고 개욕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사진을 찍거나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젠더 갈등이라는 표현은 일제 침략을 한일 갈등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인종 차별도 인종 갈등인가?’ 이런 소통이 댓글로 이어지면 토론이 되었다. 40, 50대 아줌마들은 만나서 차 마시면서 얘기를 하는 것처럼 SNS에서 이렇게 소통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

 

공포 속에서도 광장으로 향해, 약한 자들의 연대

 

사회(허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실장) 온라인으로 활발히 소통하던 2030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광장으로 나온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광장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탄핵 광장에 모인 이유가 역사 정의나 오염수 등 외교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여가부 폐지 등 이런 정책 추진도 영향을 줬을 것이고, 정당 정치적인 이유로 광장에 나와 있는 여성들도 있을 것이다.

 

공통적인 점은 ‘내 얘기를 하고 싶다’ 라고 보인다. 주류에서 외면됐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다는 바램이 광장에서 이뤄진 게 아닌가 한다. 에피소드가 있는데, 남태령에서 어떤 농민분이 딸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랬더니 ‘우린 딸이 아니예요’라고 했다. 성정체성 이슈를 가지고 있는 참석자들도 많았다. 그동안 사회에서 억압됐던 정체성을 말할 수 있는 광장이었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광장으로 향했다.

 

신혜정(한국여성민우회) 2030 여성은 스스로가 혐오와 차별의 배제 대상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가의 성평등 가치를 다른 정책이나 어떤 다른 부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처를 일순간에 그런 식으로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여성가족부를 임기 중에도 계속 지지율 떨어질 때마다 정말로 장관을 없앤다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에 대해 상당히 분노했다.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서구 유럽을 보면 시민들이 국민연금 깎는다 뭐 한다 이러면 시위와 항의를 한다. 불도 지르고, 부수고 시위 양상도 과격하다. 그런데 한국 역사를 보면 대부분 국가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거나 민주주의 등 가치가 훼손될 때, 진보 가치가 훼손될 때 국민적 항쟁이 일어났다.

 

윤석열 정부 시기 제일 힘든 것은 민생, 생계라고 보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요 사태는 없다. 권력의 폭거로 인해서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라는 위기의식으로 광장에 집결했다. 그런데 민주주의 붕괴로 광장에 나왔지만, 예전과 다르다면 개헌이냐, 구조 개혁이냐 이런 해법보다는 ‘나의 여성으로서 권리’를 또는 ‘나의 세대로서 권리’를 ‘나의 노동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는 외침이 더 강렬해 보인다. 사회적 의식 자체가 상당히 높다. 정의실현 DNA가 있는 것이 아닐까?(웃음)

 

과도한 경쟁 사회, 2030의 절망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개인적으로 MZ세대라는 표현을 안 좋아한다. 사회적으로 희화화해서 소비하는 느낌이다. 쉽게 포기하고 하기 싫은 거 절대 안 하고 사회성도 없는 이미지를 생산한다. 자기 주체성이 강화되는 것이고 눈치를 이제 막 보지 않으려고 하고 내 삶을 지키려고 하는 것을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 같다.

 

여튼 같은 세대인데 2030남성은 왜 광장에 나오지 않았을까. 대학생 때 박근혜 탄핵의 경험이 있는데 과연 이제 세상이 바뀌었냐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이 경험이 광장에 대한 불신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돌이켜보면 20대 중후반 남자 선배들의 대화 주제는 정해져 있었다. ‘취업과 결혼’. 남성 사회 안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 남성들이 더 자본과 권력을 잘 안다. 경쟁 사회에서 광장에 나가도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 같다.

 

남성 권력의 피라미드 안에는 이성애자여야 하고,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하고, 사회적 지위는 어떻게 되야 하고... 공고하다. 50대 중년 남성이 되면 기득권이어야 한다. 남성 사회 안에서의 모순적 구조가 광장을 통해 바뀔 것이라는 확신이 없을 것이다.

 


▲ 박한진 사무처장(한국노총)

 

박한진 사무처장(한국노총) 첫 아이가 2000년생이다. 당시 주변 사람의 80% 정도는 아들을 바랄 정도로 그때만도 남아선호가 우월했다. 조선 시대 때부터 농경사회부터 2000년대까지 남아선호 사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딸은 훨씬 선호하는 것 같다.

 

20년 만에 바뀐 것인데, 왜일까? IMF와 그다음에 리먼브라더스 사건, 모기지 사건 등 세계경제위기와 한국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 가정을 이뤘을 때 책임감이 무거워진 게 아닐까 한다. 그러면서 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퍼졌다.

 

박주현 선임차장(한국노총 조직본부) 지금 남성 사회에서 이재용, 정용진 등 재벌 사장들을 ‘형’이라고 부르며 추앙하는 분위기가 있다. 예전과 다르다. 재벌 대기업 총수를 팬덤, 셀럽처럼 삶의 모델로 여긴다. 한국 사회는 재물에 대한 선망이 가장 추한 방향으로 심화 됐다.

 

사실 이제 이제 돈 한 푼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예전에는 돈이 없어도 청렴하게 사는 가치가 존중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천한 방식으로 모아도 돈이 최고가 되고 돈을 갚지 않은 것이 가장 악한 것이 되었다. 빈곤한 상태 자체를 악한 것으로 본다.

 

2030들은 비트코인부터 시작해서 주식 열풍에 합류해 재물을 축적하는 것에 엄청 몰두한다. 그럼 돈을 모으려 하느냐? 욕심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된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는 ‘근로소득으로 평생 집사기는 어렵잖아?’라는 질문을 이해 못한다. 둘이 모으면 되는거 아냐? 하고 반문했다. 아주 소수의 사람만 안정된 경제적 삶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 사회에 더 몰입한다. 하지만 과연 이 같은 격차를 내 생애에서 극복할 수 있을까?

 

2030 남성은 광장에서 왜 띄엄띄엄 보일까?

 

박민주 국장(윤석열퇴진비상행동) 불경기와 빈부 격차를 체감하는 남성 청년들이 이제 거리에 나오기 시작해도 이미 여성들이 장악한(?)이슈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무슨 권력이 있다고 나를 가해자처럼 대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박민주 님의 말처럼 남성들은 취업이나 결혼이 자기에게 중요한 문제이지만 실은 여성들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이나 결혼까지 가지도 못하고 ‘안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이 사회는 안전한가라는 점과 연결되는데, 윤석열 비상계엄 사건은 여성들에게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주었다. ‘여성권 향상이 내 몫을 뺏는다’는 사실도 아니다. 불평등을 평등하게 맞춰가는 과정인데, 뭔가 빼앗긴다고 생각한다면 여성이나 장애인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나 잘못된 사회 분배 체계에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

 


▲ 김정목 부장(한국노총 정책2본부)

 

김정목 부장(한국노총 정책2본부) 일상에서의 개인의 일상 가족 학교 직장 이런 데에서 사실 겪는 구조적 성차별은 사실 남성들은 못본다. 보이지가 않는다. 안보이니까 없다고 생각한다. 젠더 관련한 갈등이 주변에 있을 때 내 문제가 아닌데 왜 나를 비난하냐고 받아들인다.

 

20대 남성이 모이면 얘기하는 게 ‘취업, 여자’, 30대 남성이 보이면 ‘부동산, 여자’, 40대 남성은 ‘주식, 여자’, 50대 남성은 ‘골프, 이혼 얘기, 여자’ 이런 대화 패턴이 기본값으로 있다.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은 가십거리가 된다. 2030 남성을 보면 성장 과정에 공동체에 속하지 못했던 것 같다. 커뮤니티나 동아리, 대인관계의 접촉이 적다고 할까? SNS 온라인 이런 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경험의 폭이 적다.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어쩌면 소위 사회적으로 멀쩡한 직장도 멀쩡히 다니고 회사에서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고 친구도 많고 또래 집단들이랑 잘 지내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성 혐오적인 시각을 가졌기 때문에 여성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늘 만나는 공동체 안에 누군가는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은 서부지법에 가서 창문을 때려 부수고 있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80년대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보면 남성들이 주도로 조직의 결정, 조직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고, 이번 광장의 여성들은 연대와 소통을 통해 움직였다. 현재 2030 청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 또는 공동체가 없다. 커뮤니티에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하다고 한다면 조직 문화에 익숙한 남성들 같은 경우에 이들을 수렴할 곳이 현재 없지 않나?

 

박주현 선임차장(한국노총 조직본부) 보수 집회에 나가시는 노인분들도 커뮤니티가 있다. 닉네임도 부른다. 외로운데 밥도 같이 먹고, 활동도 하고 좋다. 지하철에서 만 외국인 노동자가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교회 사람들이 너무 잘해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진을 보여주는데, 보수 집회에 동원 시킨 장면이었다. 외로운 사람들을 그렇게 이용하는 것은 진짜 잘못됐다.

 

우리 사회가 약자에 자비가 없어진 듯. 여성 혐오도 아마 약자를 깔보는 사람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 같다. 여자친구는 사귀는 사이지만 ‘내가 힘으로 얘 제압할 수 있어’, ‘너 내 말 안 들어? 내 말을 들어야지?’ 기저에는 다 약자에 대한 무시와 깔보는 태도가 있다.

 

성별 갈등, 세대 갈등 부추기는 정치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서부지법 폭동을 주도한 보수화된 갤러리가 있듯이 2030 남성이 활성화된 보수적인 커뮤니티가 있다. 남성들이 조직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동의는 안된다. 남성 중에 폭동 사건 등에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이 훨씬 많을 텐데 보수성과 극우성이 과잉대표되고 있는 현실은 있다. 어쩌면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수화된 커뮤니티와 남성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평범한 남성들의 목소리에 집중을 하면 분명히 성별과 세대를 넘어선 공통된 의견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서 좀 더 연대의 여지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박민주 국장(윤석열퇴진비상행동) 광장에서 노조 조합원들도 퀴어나 페미니스트를 만나 기존의 인식이 완화되고 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나고 각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각자의 문화를 공유한 성과(?)가 아닐까 한다. 서로 연대할 수 있는 판을 좀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본다. 2030 남성에게도 ‘왜 안나와?’라고 몰아세우기보다는 이 광장이 모두와 연대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제안하고, 서부지법 폭력 그룹이 그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것의 문제점을 자각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권력자들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느낌이다.

 

이효원 부장(한국노총 금속노련) 탄핵 집회 자원봉사단으로 참여했다. 처음 집회에는 단체에 요청해 자봉단을 모집했는데 이제는 시민들이 신청해서 100명씩 참여한다. 대다수는 2030 여성이다. 자봉단이 하는 주요한 역할은 이동 통로를 만들고 관리한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집회에 참여하므로 이동 시 안전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동 통로를 가로막거나, 앉거나 하지 않도록 통제하는데, 보통 이러한 통제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이 40-50대 남성(노동조합 또는 단체에서 참여한)이다. 연령에 따른 권위적 모습은 광장에서도 나타난다.

 

박주현 선임차장(한국노총 조직본부) 집회할 때 노조 조합원이 조끼를 입고 담배 피우고 담배꽁초 아무 데나 버리고, 통제에 비협조하는 등 안 좋은 모습이 많다. 상식적인 것이 안통하는 느낌이 있다. 노조 혐오도 이러한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더 조장되기도 한다.

 

조선아 실장(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특정 계층을 혐오화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극우의 방식을 택하는 사회적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있고, 더 큰 문제는 한국의 정치가 이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이대남과 이대녀를 양분하는 나쁜 정치에 대한 경종을 울리지 않고, 더 부추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자영업과 노동자의 갈등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싸우게 한다.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될 정치가 조정하고 해결하는 게 피곤하고 힘드니까 그 갈등 조정의 기능을 놓아버리고 당사자한테 던져 놓은지가 상당히 오래됐다. 부문과 계층과 성별 간의 피 터지는 싸움이 지금 우리 사회를 거의 잠식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세상은 바뀌었다, 2030 여성이 만든 변화

 

박한진 사무처장(한국노총) 중고등학교 시기 친구들과 야구장을 갔었다. 당시 여성이 있으면 무척 신기했다. 남성들의 문화였다. 지금 딸이 고등학생인데 야구장에 자주 간다. 야구장에 여자친구 따라온 남자 친구는 있는데 남자들끼리 안간다고 한다. 큰딸은 20대 중반, 제주도 여행은 간다고 했다. 누구랑 가는지 물으니 3년 전 콘서트장에서 만난 3살 어린 여자랑 간다고 했다. 콘서트장에서 만난 3살 어린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단둘이 간다는 것이 내 머리로는 이해가 어려웠다.

 

전태일 의료센터 설립 추진위원회에 참여, 활동하고 있다. 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는데, 데이터를 보면 특징적인 현상이 있다.

 

2024년 개인 기부자 전체의 82%가 여성이다. 기부자 나의 분포를 보면 20대와 30대를 합쳐 64%가 된다. 20대와 30대 기부자 중 92%가 여성이다. 2024년 전체 기부액의 50%가 12월에 모금됐다. 남태령 투쟁이 기부금과 만났다. 트위터로 전달되면 모금이 된 것이다.

 

세상은 20여 년 전부터 바꾸고 있었고, 탄핵 광장에서 빵 터져서 보였다. 이제야 우리 눈에. 아직도 서로 이야기 나누고 의미를 세기고, 이후 실천 과제를 낼 여러 숙제가 있다. 광장의 모습 속에 우리가 어디로 가야 되는가를 성찰하고 실천할 과제가 있다. 노동조합이 할 역할도 시대 부름에 따라 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허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실장) 오늘 좌담회를 통해 명확해지기도 하고 여전히 헷갈리는 점도 있다. 2030남성을 희화화하는 것이 여성이 받아온 차별과 혐오를 다시 비추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단 한마디로 정리하긴 어렵다. 하지만, 2030 여성청년의 탄핵 광장은 갑자기 열린 것이 아닌, 세상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며 이 변화를 반영해 우리가 어디로 갈지, 노동운동이 누구와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이어가자. 

윤지혜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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