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골든블루지부는 2021년 3월 16일 출범했다. 현재 골든블루지부는 76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임직원의 30%가 가입되어 있다. 서울, 경기, 호남, 제주, 강원의 영업사원 위주로 조합원이 구성되어 있고, 여성 조합원은 6명이다.

골든블루는 13년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인지도가 낮은 위스키였다. 글로벌 공룡기업들 틈에서 살아남아 지금 위스키 업계 1위에 이르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노력과 헌신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부정부패, 끊이지 않는 착취

하지만 가파른 성장과 반비례해 내부에서는 특정인들의 부정부패가 늘어났고, 폭력과 폭압은 은폐되고 노동자들의 인격은 짓밟히고 무시되었다. 아빠 찬스, 카드깡, 성추행, 직장내 괴롭힘, 부당해고, 부당전보, 임원 폭행 등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일들이 골든블루에선 일상이였다. 그동안 이를 묵인하고 못 본체 하는 것이 당연한 듯 살아왔다. 골든블루 노동자들에게 주 52시간 근무는 다른 나라 얘기였다. 우리는 늘 하루 16시간 근무에 시달렸으며, 늦은 시간 유흥업소 판촉은 물론 주말 근무도 거절할 수 없었다. 이에 따른 추가근무수당이나 대체휴가는 없었고, 음주와 의전을 강요당하는 등 착취가 일상이었다.

회사는 OTOM(One Team One Mind)을 외치며 직원들을 사상교육 시켰다. 국내 위스키 브랜드가 세계 공룡회사를 이겨보자는 애국심에 가스라이팅 당했고,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날 마치 우리가 축배를 드는 줄 착각했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임원들이 성과금을 1,000%~1,900%씩 가져갈 때 직원들은 180%를 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최고 경영자 최용석 부회장은 자기 아들을 핵심부서에 배치하고 특별한 업무도 없이 몇 년간 부당 승진에 고속 승진을 부끄러움 없이 자행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잘못을 지적하지 못했다. 부회장은 자신만의 카르텔을 구축해 아첨하는 직원은 승진시키고, 맘에 들지 않는 직원은 배척했다. 군대식 문화를 강압하고 부당한 지시도 일사천리로 실행시켰다.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경영자는 이를 경영권과 인사권으로 둔갑시켜 칼을 휘둘렀다. 이러한 과정 속에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노동조합을 만든 후 바뀐 일상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더 이상은 물러날 곳도 없고 권력을 쥐고 흔드는 특정인에게 잘못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무엇이 바뀌었을까?

우리는 이제 주4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는 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도 지켜지고 근무시간 외에 전화나 메세지로 업무지시도 받지 않는다, 주말에 불려 나가지도 행사도 하지 않는다. 사생활은 존중되고 삶의 질은 향상됐다.

노동조합이 생기고 복지도 조금 더 좋아지고, 사측에 우리의 권리도 요구한다. 고압적인 사무실의 분위기도 수평적으로 변했고, 더 이상 눈치 보면서 할 말을 못하지 않는다. 더 이상의 폭언과 폭행은 용납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려 노력하고 있다.

골든블루 박용수 대표이사님께 묻고 싶다. “이러한 변화가 잘못된 건가요?”

노동조합은 3불(불공정, 불평등, 불투명)을 척결하고, 회사가 진정으로 변모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과오를 덮는 것이 아니라 반성하고 변화하기를 촉구한다. 입으로만 하는 자성은 자성이 아니다. 권력이 진실을 잠시 가릴 수는 있어도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들불처럼 일어난 노조에 대한 열망은 권력으로 누를 수 없다. 오히려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다. 진정성 없는 노사상생을 운운하며, 앞으로는 노사상생을 뒤로는 노조탄압을 지시하는 권력에 취해 ‘안하무인’이 되어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은 채 자신들의 특혜에만 집중해 직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임원진들. 노동조합을 만든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이다.

우리는 아직 만족할 수가 없다. 더 좋은 회사, 오래오래 일하고 싶은 골든블루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투쟁중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정의로운 투쟁

지금까지 우리가 달려왔던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목표가 있었고 우리는 달성해 냈다. 몇몇 임원들의 술파티로 이루어 낼 수 있는 지금의 골든블루가 아니다. 임원들은 13년간 자신들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었고, 직원들은 업계 최하위 대우를 받았다. 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기다렸고 양보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의 가치를 인정받고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할 시점이다. 만약 노동자의 노력과 헌신을 배신하고 직원들을 개, 돼지로 본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골든블루지부는 2022년 임금교섭 결렬로 2023년 1월 30일 서울 본사 앞에서 ‘갑질문화 척결 총파업 투쟁식’을 개최했으며, 현재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3월 부산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도 계획 중이다. 골든블루지부는 슬로건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정의로운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지키고 싶은 가치들을 지켜내기 위해 계속 전진할 것이다. 더 이상은 회사의 도구로 사용되기를 거부하고 동지들과 개혁을 외칠 것이다.

특히 2022년 임금교섭을 지금까지 미루며, 현재의 결과를 초래한 사측을 강력 규탄하며,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향후 진행될 투쟁 일정에 한국노총과 동지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