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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여성노동연대회의’ 출범

허윤정 한국노총 여성본부 실장

등록일 2022년07월27일 13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7월 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6개 조직이 한데 뭉쳐 ‘여성노동연대회의’라는 연대체를 발족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노동시장 내 성차별과 새 정부의 반노동정책, 신자유주의로의 회귀 등 노동시장을 둘러싼 변화가 여성노동자로 하여금 노동권, 노동가치의 성인지적 재정립을 위한 개입을 추동한 것이다.

 

구조적 차별에 대응할 여성노동 전반의 연대체 발족

 

코로나19라는 재난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노동자가 경험하는 차별도 가감 없이 드러났다. 해고 1순위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였고, 대면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노동자의 일자리가 가장 먼저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돌봄은 가정으로, 그리고 대부분 여성에게 떠넘겨졌다. 우리 사회는 서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여성노동자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여성노동자의 고용의 질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느린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노동자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의 일자리가 여성들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성차별은 사라졌다며,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수많은 차별을 부정하는 세력들과 그리고 혐오와 차별을 수단으로 사용한 정치를 보며 분노했다. 그러나 여성노동자가 마주하는 구조적 차별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그 차별에 저항하고, 보다 나은 삶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범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동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현실화, 성별임금격차 해소, 돌봄노동 등 해결해야 할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정책대응 체계 강화의 필요가 여성노동 전반의 상시적 연대체를 탄생시켰다.

 


 

국가에 요구한다, 여성노동 5대 요구

 

여성노동연대회의의 출범을 알리는 출범선언문에는 여성노동이 마주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국가에 대한 여성노동의 5대 요구가 담겨 있다. 첫 번째 요구는 성별 임금격차의 해소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늘어난데 반해 하위직, 비정규직, 영세·저임금의 특정 직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임금은 남성과 비교해 30% 이상 적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는 이 격차가 더욱 심해졌고, 더욱이 성별임금격차 가운데 설명되지 않는 차별, 즉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가 차지하는 부분이 늘어났다.

 

그동안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려는 수많은 노력이 실질적으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정부의 국정과제에 ‘성별근로공시제’라는 것을 도입하겠다는 약속이 담겨져 있지만 그 대상, 내용,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임금공시에 대한 부분도 빠져 있다.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 제도의 모습을 제시하고, 좀 더 강력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요구는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의 구축이다. 여성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성희롱과 성차별적 괴롭힘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받고, 성적 대상화되는 현실은 여성에게 노동의욕을 빼앗는다. 이러한 성희롱과 성차별적 괴롭힘을 강력히 규제하고 뿌리 뽑을 수 있는 제도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남성 중심, 남성노동자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여성노동자의 노동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한국의 산업안전정책을 성인지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1998년부터 초등학교 급식이 전면 도입되었지만, 급식조리사의 폐암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23년이 지난 2021년이다. 여성에 대한 산업안전 기준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세 번째는 사각지대 없는 일터를 구축하라는 요구이다. 2020년 기준, 여성노동자 5명 중 1명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남성노동자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여성의 8%는 초단시간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 또한 남성노동자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5인 미만 사업장과 초단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조차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해당 노동자들은 기본권조차 갖지 못한 채 일할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노동자가 아니면 노동권이 모두 박탈되는 현실에서 노동자로서의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노동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정작 법은 이들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다. 사각지대 없는 일터 구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노동관계법 적용, 초단시간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 ‘근로자’ 정의 조항 개정을 요구한다.

 

네 번째 요구는 우리 사회를 돌봄 중심사회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누구나 돌봄 없이 살 수 없지만, 그 책임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돌볼 권리와 책임을 모두가 나누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노동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OECD 3위의 장시간 노동국가인 한국이 주 92시간 노동을 운운하는 작금의 행태는 심각한 시대역행이다. 아울러 돌봄사회로의 실질적 전환을 위해서는 돌봄을 가족관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시민적 돌봄으로 확장해야 하고, 이를 위해 돌봄노동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노동연대회의의 마지막 요구는 정부가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확보를 통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성평등 노동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는 것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내에 성평등국을 개설하고, 각 지방노동청에 고용평등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노동시장 내 구조적 성차별을 점검하고,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불이익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책이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냐, 문제는 제대로 된 실행

 

여성노동연대회의의 다섯 가지 요구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일 수도 있다. 수년, 아니 수십년간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정책이 도입되어 왔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거나 나아지지 않았다. 문제는 실행이다. 그래서 여성노동연대회의의 요구는 다시 말해 ‘제대로 된’ 실행에 대한 요구이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정부가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불이익에 제대로 대응하여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지키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개입해 나갈 예정이다. 그것이 앞으로 5년간 우리 사회의 ‘성평등 시계’를 뒤로 되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 여성노동을 대표하는 조직들이 숙명처럼 뭉친 이유이다.

허윤정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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