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를 위해 2014년 4월 ‘투명성에 기반한 남녀동일임금 원칙의 적용강화에 관한 집행위원회 권고’를 채택했다. EU는 권고문에서 임금 투명성을 제고하는 조치로 임금정보 요청권 부여, 회사의 임금 보고, 임금감사, 동일임금 단체교섭 중 한 가지 이상을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¹⁾ EU 정책은 성별 임금 격차의 해소방안 핵심이 임금 공개를 통한 임금 투명성으로 명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독일은 200인 이상 기업 소속 노동자들이 사용자에게 임금정보를 청구할 수 있는 공정임금법을 2017년 제정했다. 가장 최근 2021년 7월 아일랜드는 2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남녀 노동자 임금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성별 임금 격차 정보법(Gender Pay Gap Information Act)을 제정했고, 향후 50인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출처: OECD Gender Wage Gap(2020)

한국은 OECD가 성별임금격차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 1위라는 불명예를 유지하고 있다.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성평등 임금공시제’가 포함됨으로써 처음으로 가시화되었다. 정부는 2018년 ‘성평등 임금공시제’ 실시를 공약으로 발표하였으나 시행되지 않았다. 그나마 서울시가 중앙 및 지방정부 최초로 2019년 22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실시하여 3년째 운영 중에 있다.

성별 임금 공개와 관련하여 주권상장법인은 Dart 전자공시시스템, 공공기관은 ALIO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 사이트, 지방공사 및 공단은 Cleaneye 지방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 사이트를 통해 개별기업의 성별 임금 현황이 공개되고 있다. 적극적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 이하 AA) 대상기업²⁾은 2020년부터 성별 직급별 직종별 임금 및 근속 년 수 정보를 정부에 제출하기 시작했다.

이제 정부는 공개되고 제출된 기업의 성별 임금정보를 활용해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공식적으로 실시하면 된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는 첫 번째 AA 대상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AA 대상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별 임금정보를 기업별로 공개하면 된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2014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작된 ‘고용형태공시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개별기업의 고용형태별 노동자 현황이 공개되고 있는 것에 기업별 성별 임금정보를 추가하는 것이다.

한국은 2021년 7월 UN에서 선진국³⁾으로 인정받았고 지난 6월에는 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아 사실상 전 세계에 G8 국가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K-방역, K-컬처까지 한국의 국격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별임금격차 최대 국가의 오명에서 탈피하기 위한 ‘성평등임금공시제’를 미룰 이유와 시간이 없다.

특히 공기업 노동조합은 ALIO, Cleaneye를 통해 소속 기업의 성별 임금을 인지하고, AA 대상기업이라면 정부에 제출한 AA 자료를 사용자 측으로부터 공유받아 동종업계와 비교해 자사의 성별 임금 격차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단체협약 안건에 성별 임금 격차 해소가 다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