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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의 역군, 노동자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1년11월02일 13시3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사회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서로 맞물려서 돌아간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면, 만들어진 것은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고 또 누군가에 의해 사용되고 운영되는 것이다.

 

국가 사업이든 개인 사업이든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만 운영되는데 이는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적인 혁신을 가져왔는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농경사회에서 도시사회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었고 공장에 필요한 노동력을 공급했다. 도시로 온 노동자들은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 공장 운영자와 노동자들이 윈윈한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장은 노동자들의 값싼 노동력만 필요로 했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은 기대할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들의 권익보다는 어깨에 짊어진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묵묵히 일했다.

 

압연 공장


<1872~1875년, 캔버스에 유채, 158×254, 베를린 구 국립 미술관 소장>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일할 수밖에 없었던 공장 노동자를 그린 작품이 아돌프 폰 멘첼의 <압연 공장>이다. 화면 중앙 압연 공장에서 고온에 녹은 금속 재료들을 노동자들이 가공하고 있다. 둥근 원통 모양의 압연기 기계들 앞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벌겋게 달아오른 거친 철을 펜치와 장대를 이용해 밀어 넣고 있다.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뒤로 커다란 프라이휠이 보인다. 플라이휠은 증기 기관 내에서 순환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관이다. 초기 산업혁명가인 베시머가 1866년 특허를 낸 제강법과 전기 모터 같은 기계 장비들이 1875년 경에는 유럽의 공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플라이휠은 베시머가 특허를 낸 이후의 산업혁명 시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면 오른쪽 하단 구석, 소녀가 바구니에 담아 온 점심 식사를 노동자들이 먹고 있다. 당시 노동자들은 점심 식사 시간이 따로 없었다. 노동자들은 일하는 것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일하는 중간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마쳐야 했다. 노동자들이 공장 구석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은 열악한 노동 환경을 나타낸다.

 

아돌프 폰 멘첼<1815~1905>의 이 작품은 압연 공장에서 작업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멘첼은 당시 산업화를 겪고 있는 독일인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1872년 실레지아 지방에 있는 쾨닉쉬테에 있는 프로이센 국영 철로 공장을 방문한다. 당시 실레지아 지방은 루르 지역과 함께 독일 중공업의 중흥을 일으켰던 곳으로 멘첼은 3천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공장을 직접 방문해 이 그림을 그렸다.

 

시청이 있는 센 강 부두에서 본 아르콜 다리


1878년경, 캔버스에 유채, 59×72, 제네바 프티팔레 미술관 소장

 

산업혁명 시절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온 노동자들로 인해 도시는 활기를 띠게 된다. 집, 상점, 교통 등 기존에 있는 것들로는 노동자들이 필요로 한 것을 충족시킬 수가 없어서 새로 집과 상점을 건축하거나 교통을 위해 도시를 재정비해야만 했다. 도시를 재정비하는 정부의 공공사업은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일자리를 제공했다.

 

도로 공사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그린 작품이 아르망 기요맹의 <시청이 있는 센 강 부두에서 본 아르콜 다리>이다. 다리 옆 제방 앞에는 노동자들이 삽으로 토사를 정비하고 있고, 앞에는 토사를 싣고 가기 위해 수레가 줄지어 서 있다.

 

화면 오른쪽에는 현대적인 가스등이 설치되어 있고 화면 왼쪽에는 시청 건물이 보인다. 시청 건물과 가스등 사이에 토사가 쌓여 있는 제방은 공사 중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토사 위에 있는 노동자들과 수레는 공동 작업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화면 중앙 철제 다리가 아르콜 다리다. 아르콜 다리는 1854~1855년 오스만의 도시 계획하에 추진된 다리로 주철 빔을 대담하게 사용한 대표적인 다리다. 아르콜 다리 옆에 있는 제방과 가스등 사이에는 대로도 건설하고 있다.

 

아르망 기요맹<1841~1927>는 이 작품에서 제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통해 정부의 공공사업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경기 불황으로 실업자들이 많았다. 프랑스 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수많은 정비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기요맹은 센 강변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그가 노동자들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생계를 위해 철도 회사나 시청에서 근무했던 경험 때문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는 발전을 했고, 우리는 그들의 노고 덕분에 편리하게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박희숙(화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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