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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

강혜인, 허환주 저 / 후마니타스 펴냄 / 208쪽 / 1만3천원

등록일 2021년10월13일 11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임욱영 한국노총 정책1본부 국장

 


 

플랫폼을 움직이는 사람들

 

청년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에 대해 고민하던 <뉴스타파>와 <프레시안>의 기자 두 명이 협업을 통해 배달노동, 나아가 플랫폼 노동에 대해 그린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가 출간되었다. 책은 기자들의 배달노동 체험기와 실제 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의 인터뷰가 함께 담겨있다. 배달 노동에 나선 두 기자의 체험기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대중에게 확대된 배달앱을 통해 손쉽게 접근 가능한 노동의 고된 현실을 엿보게 해준다. 플랫폼 노동자가 되면서 자유롭게 일하는 ‘사장님’이 된 듯 하지만, 내 한 몸 건사할 만한 직장 하나 갖기 힘든 사회, 단내 나는 노동을 열정과 노력으로 포장하는 사회,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한 치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책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배달 플랫폼 노동은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질 낮은 또 다른 노동시장을 형성해 수수료에 저당 잡힌 위험한 노동에 매달리게 한다. 기자들은 플랫폼 노동시장을 받들고 있는 다양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자영업의 덫 더 나아가 노동자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성장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추구하는 각종 탈세 방법과 기존의 법과 규제로부터 빠져나가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분석한다.

 

우리가 만든 편한 세상에 대해

 

서빙 알바로 취업을 한 제주도의 민준 군은 면허도 없이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하다 사고로 죽었지만, 사업주는 고작 30만원의 벌금만 물었을 뿐이다. 어린 청년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책임질 수 있는 법도 없이 배달 시장은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했고, 수없이 발생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회사는 라이더들의 사고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플랫폼만 제공한다는 그들이 지배하는 플랫폼 산업에 노동자는 없다.

 

배달앱의 라이더들이나 청소앱의 가사 노동자들, 대리앱의 운전기사들 모두가 ‘사장’이다. 이런 새로운 고용 형태를 플랫폼 기업들은 노동자의 ‘선택’으로 포장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일감의 내용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혁신’이라는 말로 포장한다. 하지만 이 일을 선택하는 많은 노동자들에게는 ‘생계’이며, 진입 문턱이 낮은 플랫폼 노동시장의 상당수는 사회 초년생이거나 기존의 1, 2차 노동시장에서도 밀려난 이들이다.

 

저렴한 지하철 요금과 전기요금 안에 구의역 김군과 발전소 김용균 씨가 있었듯, 어떤 물건이 나에게 오기까지 어떤 착취가 있었는지를 상상해볼 수 있는 그런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3천원의 편리함 그 이면에 누군가의 노동을 부당한 값으로 거래하는 ‘불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숫자와 고통의 크기는 점점 늘어만 가고 여기에 우리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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