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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감, 국감다운 국감이 되기를 바란다

임은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 실장

등록일 2021년10월07일 12시5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정기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실시되는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감이다. 요동치는 대선 정국 속에서 이번 국감이 대선 이슈에 묻혀 ‘맹탕 국감’, ‘부실 국감’으로 끝나선 안 될 것이다. 노동자의 삶과 민생을 챙기는 국감이 되도록 현장의 눈과 귀를 여의도 1번지 국감 현장으로 향해보자.

 

한국노총 차원의 국감 대응 전개

 

한국노총은 연초에 내년 대선 일정을 고려해 일찌감치 국감 대응팀을 구성하고, 대응 채비에 나섰다. 이번 국감에 대한 한국노총의 대응 기조는 △흔들림 없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 △현장 중심의 의제 발굴 및 쟁점화 △한국노총-산별-현장 간 체계적이고 협력적인 네트워크 구축이다. 한국노총은 이러한 목표하에 대선 과정에서 노동이슈를 전면화해 노동이 대선 흐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꼽았다.

 

여기에 기초해 한국노총은 국감 쟁점 의제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관련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한 국정과제 미이행 심판 △노조탄압 및 부당노동행위(노조파괴, 지배·개입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처벌 △코로나19 경기침체국면에서의 고용안정에 대한 정부지원 대책 평가 등을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이를 의제화하여 국감 현장에서 집중 논의 될 수 있도록 하고, 주요 사안의 경우 증인 출석요구까지 관철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예년처럼 기자회견, 토론회 등을 열지 못해 한국노총의 국감 의제를 이슈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등 일부 상임위를 대상으로 국감 현안 설명 간담회와 함께 상임위별 국감요구자료를 제출했다. 또한 산별(연맹)별로 업종별 의제나 사안에 따라 개별 접촉 등을 통해 의제화하는데 집중해 나갔다.

 

국감의제로 본 노동현안과 쟁점

 

한국노총 중앙과 회원조직에서 제시한 국감의제를 분류한 결과 환노위 등 13개 상임위1)에 해당되는 의제가 100개가 넘었다. 환노위의 경우 의제별로 보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미이행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안정 대책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의결사항 불이행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업안전 관련 △노동·사회 관련 정책 및 제도개선 등이다. 업종(산업)별로는 △노조탄압 및 부당노동행위 △공무직 차별문제 △공무원·교원 노동기본권 △항공산업 고용유지 지원대책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굵직한 쟁점현안으로 사측의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국감의제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일례로 ㈜하림의 경우 사측의 신노조(한국노총 섬유·유통노련 소속) 조합원 탈퇴 강요, 지배개입, 일방적인 부당 배치, 직장내 괴롭힘 문제 및 회사주도 ‘어용노조’인 구노조 관련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작년 국감에도 올라 온 삼성화재의 평사원협의회를 통한 노조 탄압과 평사원협의회의 노조 전환 관련 고용노동부 서울청의 직무유기 문제 및 두원정공의 소수노조 탄압 문제 등도 무게 있게 다뤄 줄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위기업종 지원 확대 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관광·버스 등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용위기와 생존권 위협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와 노정교섭을 통해 항공·관광·버스 등의 업종을 코로나19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포함시킨 바 있다. 하지만 3개월 또는 1개월의 한시적인 지원 수준으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고용유지지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감에서 코로나19 위기업종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이 중점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사진> 코로나19 특별고용지원업종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촉구 기자회견

 

노동이사제 등 사회적 합의 이행해야

 

정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3.5선언과 7.28 협약 외에도 의제별·업종별 위원회에서 10개의 주요 합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합의문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부의 낮은 인식이다. 이러한 정부의 무책임하고 미온적인 태도를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특히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약속 미이행 관련 지난 8월부터 공공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중이다. 이처럼 사회적 합의 불이행은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이행은 이해당사자간 신뢰 구축의 필수 구성요소이자 지속가능한 사회적 대화를 이끄는 전제조건임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미이행 문제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제시한 국정과제가 크게 13개나 되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는 세부과제는 더 많다. 최저임금 1만원 미달과 최저임금 결정 기준 및 체계 개편 후퇴, 민간부문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및 직접고용 원칙 확립 지체, 고용형태 공시제 미확대,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미수립, 근로기준법·중대재해처벌법 5인 미만 배제 등 수많은 노동존중 과제들이 아직까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노동계가 나서서 제동을 걸어야만 한다.

 

대선과 코로나 장기화 국면에서 맞는 국감에 거는 기대

 

이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감이 21일 동안 17개 상임위에서 열린다. 그 중 환노위 피감기관인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 및 산하기관의 국감 일정은 10월 6일 시작되어 21일 종료된다. 한국노총은 노동과 밀접한 의제를 중심으로 국정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노동현장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국감을 꼼꼼히 챙겨 나갈 것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법언이 있다. 이 말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부실국감’이 되지 않도록 노동자 스스로가 감시자가 되어 매의 눈으로 국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번 국감을 노동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만드는 교두보로 삼아보면 어떨까.

 

<미주>

1) 환노위(57개), 기재위(12), 행안위(8), 정무위(6), 농림축산위(5), 복지위(5), 교육위(3), 국토위(3), 산자위(2), 여가위(2), 국방위(1), 문체위(1), 외통위(1) 등 13개 상임위에 해당되는 106개 의제요구 *일부 의제 상임위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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