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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육아휴직자 괴롭힘을 보며

이동철의 상담노트

등록일 2021년09월09일 09시5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평소에 너무도 좋았던 부장님이 올해 말에는 제가 육아휴직을 좀 써야겠다고 하니 두 달째 말을 걸지도 않고 차갑게 대하시네요. 육아휴직 때문에 그러시겠죠?”

육아휴직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 현장에서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이 여전하다.

<출처 = 이미지투데이>


최근 남양유업에서 발생한 홍원식 회장의 갑질 사례에서 노동자가 법적 권리인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겪게 되는 고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6일자 SBS 보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노동자의 업무장소와 보직을 부당하게 변경해 고통을 줬다. 육아휴직 후 복귀한 피해 노동자를 기존 업무에서 배제하고 잡일을 시키는가 하면 출퇴근 시간이 5시간이나 걸리는 천안의 물류창고로 발령을 냈다.

보도에 드러난 홍 회장의 육아휴직 사용 노동자에 대한 보복 갑질 지시는 충격적이다. 그는 피해 노동자에게 “일을 ‘빡세게’ 시켜 (피해 노동자가) 못 견디게 하라”고 하는가 하면, “법 위반을 피해 한계선상을 걸으라”며 ‘탈법 행위’를 노골적으로 지시했다.

이러한 탈법 행위를 통해 홍 회장이 기대한 것은 피해 노동자가 ‘이렇게까지 해서 다녀야 하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고 ‘일을 통한 보람을 못 느끼게 하는 것’이다. 여성인 피해 노동자에게 남양유업이라는 일터는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만을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다. 입사 이래 최연소 팀장에 오르고 임원까지 꿈꾸며 자아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던 피해 노동자에게 모멸감과 수치심을 줘 스스로 그 일터를 걸어 나가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홍 회장의 행위는 인격살인이다.

사실 홍 회장의 태도는 육아휴직 사용에 불만을 가지고 노동자를 대하는 노동 현장 여느 사업주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상담하다 보면 법에 보장된 육아휴직 사용을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막기 위해 하나같이 일관된 경향성을 보인다.

초기에는 육아휴직 사용을 신청하는 노동자에게 회사 인력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재고해 보라고 요구한다. 그럼에도 노동자가 육아휴직 사용 의지를 꺾지 않으면 부서 내 동료들을 통해 해당 노동자를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로 낙인찍는다. 마지막으로는 육아휴직 사용 후 해당 노동자를 한직이나 주요 업무에서 배제해 보복한다. 여기에 더해 육아휴직 사용을 아예 예방한답시고 여성노동자 채용을 기피하는 사업주도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하거나 사용 후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키지 않을 경우 500만원 미만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사업주에게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문제는 홍 회장의 사례처럼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육아휴직 사용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다. 법에 육아휴직 후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키도록 정하고 있는 만큼 사업주가 대놓고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노동자의 임금을 감액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임금 중에서도 성과상여금·승진에서 육아휴직 기간을 이유로 배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근속기간에 대해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상여금이나 승진의 경우 육아휴직으로 성과를 평가할 수 없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논리다.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결과적으로 육아휴직 노동자의 임금과 경력에 불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이는 구조적 차별이 된다. 더욱이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분쟁에서 판단 기준이 되는 행정해석에서 근속기간을 평가해 지급하는 성과상여금의 경우 사용자의 지급 의무가 없다고 봐 구조적 차별에 동조하고 있다. 시급히 행정해석 변경이 필요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담하다 보면 법적 권리임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는 노동자에게 사업주와 동료들의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 사실 일·가정 양립 시스템이 갖춰진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중소·영세 사업장이 대부분인 노동 현장의 현실에서 육아휴직자가 빠지면서 발생하는 업무 부담을 나누어 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생각하면 불만을 느낄 수 있다. 고용보험법에 따른 육아휴직 대체근로자 지원제도가 있으나 업무의 숙련도 등 한계가 있는 만큼 지원 기간과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처럼 육아휴직을 통해 노동자가 헌법에 보장된 양육권을 누리고 일·가정 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미비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부장 (leeseyha@naver.com)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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