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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사업장 내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소수노조를 참여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등록일 2021년01월20일 08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마련한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하여 자신의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해당 절차에 소수노조를 참여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5도1927 판결-

 

* 사실관계

 

- A회사 등에는 기업별 노동조합인 ◯◯노조와 금속 산업 관련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지회가 설립되어있다.

 

- 종전에는 ▲▲지회만이 조합활동을 하였으나 복수노조 허용 이후 ▲▲지회에서 탈퇴한 조합원들이 ◯◯노조를 설립하였고, ◯◯노조가 다수노조가 되었다.

 

- ▲▲지회와 ◯◯노조 각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다.

 

- ◯◯노조는 A회사와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노조는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면서, 해당 절차에 ▲▲지회의 참여를 배제하였다.

 

- 이에 ▲▲지회는 ‘◯◯노조는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주장 등을 하며 ◯◯노조에게 위자료로 각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1. 대상판결의 내용

※ 관련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과정에서 소수노조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수럼하는 절차가 완벽할 수는 없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과정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소수노동조합에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완벽하게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이때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누락하거나 충분히 거치지 아니한 경우 등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마련한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소수노동조합에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마련한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하 ‘잠정합의안’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자신의 조합원 총회 또는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잠정합의안에 대한 가결 여부를 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찬반의사를 고려 또는 채택하지 않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대상판결의 시사점

 

대상판결은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전체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가 준수되어야 하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단체교섭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조에게 제공하지 않거나 소수노조의 의견을 적절히 수렴하지 않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다만,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소수노동조합이 완전하게 동등할 수는 없으므로 단체교섭에 관한 정보제공이나 의견수렴 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이르러야 비로소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성립한다고 하면서,

 

①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관련 노조법 규정에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대해 정하지 않는 점, ②그러한 절차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내부적 절차에 불과한 점, ③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는 원칙적으로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의 의사에 기속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소수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그 절차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그들의 의사를 고려 또는 채택하지 않더라도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의해 요구되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법리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소수노동조합의 ‘위임관계’에 관한 법리 등을 고려한다면 부분적으로 수긍이 가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애초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기왕에 존재하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라면 단체교섭 전 과정에서 ‘최종적인 단체협약 체결 여부에 관한 정보 및 이에 관한 의견 수렴’보다 더욱 중요하고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을 전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결국, 대상판결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독자적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인정하고, 단체교섭 과정의 절차 측면에서 정보제공의무 및 의견수렴의무의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구체적 사안에 적용한 사례라는 데에 의의가 있으나, 현행 법체계 하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의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수노동조합의 교섭권 침해’가 더욱 쉽게 허용될 수 있게 하는 판결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대상판결을 통해 ‘교섭권’을 두고 개별 노동현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대노총을 포함한 노사관계 전문가들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존재하는 한 노동자의 교섭권이 침해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시 한번 명확히 인식하여, 2021년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위헌 여부’ 논의에 불이 붙기를 기대할 뿐이다.

 
중앙법률원 김동준 노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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