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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촉진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촉진으로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록일 2020년09월14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경력단절여성 등 경제활동촉진법」( 이하, ‘경력단절여성법’)은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을 통하여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자아실현 및 국가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제1조)”으로 2008.6.5. 제정되어 같은 해 12.6.부터 시행되고 있다. 올해로 시행 12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과 달리 널리 알려진 법률이 아니다. 이 법이 주로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 등을 통한 취업지원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경력단절여성 등’이란 혼인ㆍ임신ㆍ출산ㆍ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을 말한다.”(제2조제1호)

 


 

 

‘경력단절여성법’ 시행 12년의 성과와 한계

 

이 법률은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그동안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50% 정도 수준에 불과하여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바, 이는 여성의 임신·출산·육아 부담에 따른 경력단절과 노동시장 이탈, 하향취업 그리고 재취업의 어려움 등에 그 원인이 있다 할 것이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인턴취업의 지원, 경력단절여성지원센터의 지정·운영 등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제도를 마련하여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자아실현 및 국가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이바지”(법제처 제정이유) 하기 위해 2008년에 제정되었다. 즉, 이 법은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여 여성의 임신, 출산이라는 생애사적 특성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이후 노동시장으로의 복귀에서 겪는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 법 제정은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성 역할 책임과 결부되어 있음을 환기시키고 이들에 대한 공적 지원을 강조한 것으로 국가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개인의 단순한 선택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 마련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법 제정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이 법률에 근거해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촉진을 위한 정책의 기획·종합 및 기본계획 수립 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 취업촉진 사업의 개발·추진,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한 취·창업 정보 제공 및 상담,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및 취·창업 연계 지원 등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력단절 예방 및 경제활동 촉진 관련 시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법 제정 이후 10여 년을 돌아보면 지역 새일센터 증가 및 교육훈련기회 확대, 경력단절 여성 및 여성인력의 사회적 인식 확대 등의 성과를 가져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법은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저숙련, 저임금 직종으로 여성의 취업이 확대되었고, 여성의 노동생애를 취업 후 결혼·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 그리고 재취업으로 정형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의 경력단절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 사건에만 관련된 것으로 구성되고, 성차별적인 노동시장의 구조가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계속해서 재생산시키고 있고, 이의 해결을 위한 여성고용정책으로까지 확장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른 한편, 이 법이 제정된 2008년과 비교해 2020년 현재, 여성의 노동생애와 노동환경 등에는 많은 변화가 보인다. 가족 구성 및 가구 형태가 변화되어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였고, 여성가구주도 증가했다. 청년노동시장도 혼인기피, 만혼, 저출산이라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저임금 등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구조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고, 디지털 세계의 발전은 노동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경제활동 촉진법’으로 변경 필요

 

코로나19는 성별 불평등한 노동시장 구조와 현행 돌봄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성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코로나의 타격이 여성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이 고용 취약계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든 것을 ‘집’으로 회귀시켜, 가사, 돌봄 등의 모든 책임을 여성이 부담하게 되어 여성 취업자 수를 감소하게 하고 있다.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해소와 소득보장제도 정비를 통해 불안전 노동계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과 고용 유지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적 개입을 통해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경력단절여성을 정책 대상으로 그들의 취업을 촉진하는 경력단절여성법은 변화된 입법 환경에 맞게 경제활동 중인 여성의 경력단절예방 강화를 위한 고용유지 지원정책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현행 경력단절여성법은 그 법명을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경제활동 촉진법’으로 변경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적조항에 이 법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촉진함으로써 성별고용격차를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이 법의 적용대상을 혼인·임신·출산·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 중단 여성 중 취업 희망 여성,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 취업희망 여성,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 확대해야 한다.

 

여성노동문제에 대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여성가족부와 시도에 여성경제활동 촉진 시책을 효율적으로 수립·시행하고 추진하기 위하여 ‘여성경제활동촉진 정책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여성의 임금, 직종, 고용형태 현황 등이 포함된 ‘여성경제활동백서’를 매년 발간하도록 하여 여성노동시장에 대한 구조적 분석을 토대로 정책이 입안되도록 해야 한다. 그 밖에 정부로 하여금 여성의 연령, 경력, 학력 등에 적합한 취업과 창업 등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의 질 제고’, ‘취업과 창업지원’, ‘직업교육훈련 실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경제활동 촉진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여성경제활동지원센터’ 지정·운영 등 그 내용을 새로운 입법환경에 조응하는 방식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와 디지털의 급속한 발전은 여성노동시장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고용안정, 이를 통한 여성의 경제력 향상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이를 위해 현행 경력단절여성법은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이 아닌,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으로, 여성의 경력단절예방과 경력단절 후 취업촉진은 여성의 고용촉진과 고용안정이라는 구조 속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경력단절여성법을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경제활동 촉진법’으로 전부 개정하는 입법적 노력이 요구된다.

박선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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