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기자
저 여의도 커다란 돔 아래엔 민의가 있을 것이라고 법전은 말했지만, 사람들은 자주 믿지 않았다. 이젠 좀 다를 것이라고도 했지만 기대는 쉬이 꺾였다. 최저임금 깎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지난 선거철 최저임금 올리겠다고 말한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조삼모사 돌려막기라고, 또 짬짜미라고, 밖에 선 사람들이 외쳤지만, 안에 든 사람들은 그 목소리를 내쳤다. 빨간색 장미 흐드러진 국회 펜스 앞으로 경찰이 촘촘했다. 차 벽이 높았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죄 혐의자의 체포동의안은 안전하게 부결됐다. 방탄국회라고 불렸다.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도 무산됐다. 개헌안은 표결에도 부치지 못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만큼은 신속했다. 환경노동위 여야 의원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로를 도닥였다. 잘못된 법안 말고도 폐기할 것이 그 안에 많다고 볕 아래 선 사람들이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