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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실천하는 이들에게

등록일 2020년05월14일 15시3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노래판굿 꽃다지를 꼭 하고 싶습니다.”
문화기획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몇몇 기획자가 ‘노래판굿 꽃다지’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참 생뚱맞았습니다. 1999년 노래판굿을 끝으로 20년 동안 한 적 없는데 불과 몇 달 남지도 않은 10월에 공연을 하자니 당혹스러웠습니다.


‘노래판굿 꽃다지’는 춤, 연극 등 여러 장르가 섞인 공연 양식을 일컫습니다. 공연을 관통하는 당대의 투쟁 목표를 주제로 여러 장르의 공연과 현장의 발언이 융합된 공연으로, 요즘의 문화제와 유사하다 볼 수도 있지만 관객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열린 굿판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노래판굿 꽃다지’를 다시 하자고 한 기획자들은 노동문화를 하는 이들이 함께 머리 맞대고 연합공연을 왕성하게 만들었던 열정과 패기를 복원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같은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노래판굿 꽃다지’ 같은 집체극은 장르별 예술적 전문성과 일상적인 공연 활동, 예술가들 사이의 활발한 교류가 전제되어야 공연의 의의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쉽지만, 너무 늦은 출발이었습니다.
 

‘노래판굿 꽃다지’에서는 알려진 히트곡과 더불어 당해연도의 주제에 맞는 창작도 이루어졌습니다. 그중의 한 곡을 선곡해서 소개하려 했는데 대부분의 곡을 소개했더군요. 그래서 이후에 나온 노래이지만 각자 활동하는 단체와 개인 예술가들이 몇 달씩 머리 맞대고 공연을 준비했던 마음을 표현한 노래를 소개하려 합니다.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이 바로 그 노래입니다.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은 1999년 발표한 꽃다지 합법 3집 <진주>에 수록되었습니다. 당시 꽃다지의 현역 가수로 활동하던 박향미가 작사, 작곡했습니다. 늘 가슴에 품고 있던 말이어서 제목을 듣자마자 이구동성으로 음반 수록에 찬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전주 없이 ‘굴레를 벗어 버리고~’하는 노래를 부르며 시작하면 드럼이 함께 나오는 편곡이었고 녹음도 그렇게 했습니다.
 

음반 막바지에 이르러 고민이 생겼습니다. 현장 공연에서 늘 밴드와 함께할 수 없기에 MR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노래와 MR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 될 거라는 거였습니다. 다시 편곡하고 연주를 재녹음할 상황도 아니었고 편곡을 바꿀 생각도 없었기에 잠시 고민을 하다 노래를 시작할 때를 알 수 있게 5초 가량의 신호를 주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원래의 편곡을 헤치지 않고 완성하였는데 실제 공연에서는 여전히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장의 음향 상황과 주변 소음에 따라 신호음이 시작된 것을 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공연자의 애로와는 상관없이 어둠 속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던 다섯 명의 가수들이 노래와 동시에 뒤에서 쏟아지는 조명으로 실루엣을 들어낼 때 관객들은 ‘멋지다’고 환호하곤 했었습니다. 또한 분노보다는 스스로 만드는 희망으로 밝게 세상을 바꾸자는 열망을 잘 드러내는 노래였기에 그 어떤 투쟁가 못지않게 환호했으리라 짐작합니다.
 

‘내 손으로 만든 세상에 나를 던진다. 노동자 그 이름으로 당당하리라’를 따라 부르며 희망에 찬 얼굴을 하던 분들이 떠오릅니다.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유난히 좋아했던 20대들도 이제는 40대의 중년이 되어 있겠지요.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실천하고 있으리라 믿으며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추천합니다.

 

https://ihopesong.tistory.com/330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_작사·작곡 박향미, 노래 꽃다지>
 

굴레를 벗어 던지고 침묵의 구름을 걷어 /
평등한 대지위에 우릴 만나자 /
어제는 벗어 던지고 갈라짐 다시 어울려 /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 만들어 가자 /
덮쳐오는 눈보라에 눈앞이 어두워 / 고개를 숙이지 마라 눈감지 마라 / 내손으로 만든 세상에 나를 던진다 / 노동자 그 이름으로 당당하리라 /
굴레를 벗어 던지고 침묵의 구름을 걷어 /
평등한 대지위에 우릴 만나자 /
어제는 벗어 던지고 갈라짐 다시 어울려 /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 만들어 가자

 


 

민정연(꽃다지 기획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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