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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 남용...공정대표의무위반

김동준(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노무사)

등록일 2020년03월19일 15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한 단체협약의 내용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1. 대상판결의 개요

 

○ 해당 사업장에는 甲노조와 乙노조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 중 甲노조는 교섭대표노동조합임

 

○ 회사는 교섭대표노조인 甲노조와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회사의 분할·합병·양도, 하도급 전환, 조합원 휴직, 산업안전 관련 사항의 결정 등 근로조건을 단체협약 체결 이후 노사협의 및 심의로 결정하도록 하면서 그 상대를 甲노조로 제한함

 

○ 이에 乙노조는 노동위원회에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을 신청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는 판단을 하자 회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함

 

○ 1심과 2심 모두 회사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회사는 대법원에 상고함

 

2. 대상판결의 내용

 

교섭창구 단일화 및 공정대표의무에 관련된 법령 규정의 문언, 교섭창구 단일화제도의 취지와 목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 및 그 조합원의 노동3권 보장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대표권은 법령에서 특별히 권한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이상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보충교섭이나 보충협약 체결을 포함한다)과 체결된 단체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과정에만 미치는 것이고, 이와 무관하게 노사관계 전반에까지 당연히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사용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을 포함한 사업장 내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단체협약 자체에서는 아무런 정함이 없이 추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합의·협의하거나 심의하여 결정하도록 정한 경우, 그 문언적 의미와 단체협약에 대한 법령 규정의 내용, 취지 등에 비추어 위 합의·협의 또는 심의결정이 단체협약의 구체적인 이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보충협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는 때에는, 이는 단체협약 규정에 의하여 단체협약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위임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합의·협의 또는 심의결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권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협약 규정에 의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이 있는 사항에 대하여 위와 같이 합의·협의 또는 심의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위 합의·협의 또는 심의결정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것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이나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공정대표의무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3. 대상판결의 시사점

 

사용자와 교섭대표노조가 부담하는 공정대표의무는 교섭창구 단일화로 인한 소수노조의 노동3권 제한을 막는 수단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4 제1항에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은 단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할 뿐 어느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인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마치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면서 어느 것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인지 설명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는 이에 관한 많은 판례가 축적되어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있으나, 공정대표의무는 그 정도의 역사(?)가 없어, 실제로 노동현장에서는 ‘어느 정도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에 관해 많은 혼란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 남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의 경우와 같이 단체협약에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은 노사협의로 정한다’라는 포괄적인 규정만을 두면서 ‘교섭대표노조만이 회사와 협의할 수 있다’고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이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노사관계 전반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노측의 ‘교섭력’이 노동조합이나 조합원 숫자의 합만큼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정해진 크기의 ‘교섭력’을 복수노조가 서로 나누게 되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 확대’는 ‘소수노조의 노동3권 제한’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이 노사관계 전반에 미칠 수 있음이 허용된다면 회사가 동의하지 않는 한 현재의 법체계에서는 소수노조가 회사와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결과적으로 소수노조의 노동3권이 포괄적으로 침해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를 방지하는 수단인 공정대표의무가 그 역할을 다 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에 한정될 뿐 노사관계 전반에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조건에 대한 노사 협의’는 교섭대표노조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님을 확인함과 동시에, ‘단체교섭이든 아니든 회사는 교섭대표노조 외의 상대와는 소통의 의무가 없다’라거나 ‘소수노조와 소통하면 교섭대표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되므로 소수노조의 소통 요구를 거부한다’는 사측의 주장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단체협약으로 ‘임금인상률과 같은 근로조건의 결정’ 대신 ‘임금TF와 같은 근로조건 협의체 구성’에 대해 합의한 뒤, 이는 단체협약에 의한 협의체라는 이유로 소수노조를 해당 협의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현재 법체계 내에서는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에 참여할 수 없는 소수노조의 억울함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대상판결은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사건 #복수노조 #공정대표의무 #교섭대표노조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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