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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

등록일 2019년12월05일 15시3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강훈중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장

 

도루묵은 겨울철 별미다. 야채와 무를 곁들여 끓인 도루묵탕은 요즘같이 추운 겨울날 소주안주로 제격이다. 특히 알이 톡톡 터지는 느낌과 맛이 좋다. 이 도루묵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가 흔히 쓰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을 가게 되었는데 처음 보는 생선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생선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어부가 ‘목’이라고 했고 임금은 맛있는 생선이름이 ‘목’이 뭐냐며 ‘은어’라고 부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생선이름은 ‘은어’가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대궐로 돌아온 임금은 피난길에 맛있게 먹었던 생선 생각이 나서 은어를 찾았다. 그런데 먹어 보니 피난길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니었다. 피난길에는 워낙 허기진 상태로 먹어서 맛있었던 고기가 진수성찬에 온갖 기름진 음식들과 함께 먹으니 맛이 없었던 것이다. 고기 맛에 실망한 임금은 이름을 “도로 목이라고 하라”고 하여 그 고기 이름은 ‘도로목’이 되었고 오늘날 ‘도루묵’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조선시대 문신 이식은 도루묵과 관련해 환목어(還目魚)라는 한시를 남겼다.

 

벌써 2019년 한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하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도 임기의 절반을 지났다. 이제 남은 시간이 지나온 세월보다 더 짧은데 힘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했던 노동존중 정책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월 18일, 내년부터 시행예정인 ‘50∼299인 사업장의 주52시간제(연장근로 포함) 도입 정부 보완대책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스스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박약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장관은 또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도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했다. 특별연장근로는 현재 근기법 시행규칙에서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이를 수습하기 위한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는데, 정부는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에 대해서도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용 국회 환노위 위원장은 11월 27일 “여야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 선택근로제 3개월 확대에 합의해 준다면 직권으로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했다.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이 제안한 근기법 개악안이나 정부가 도입하려는 특별연장근로 요건 완화 등은 모두 ‘노동시간 단축’ 법 취지와 배치되는 것이며, 노동시간 단축 보완책으로 어렵게 마련한 경사노위 합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 관련 근로기준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모든 사업장에 동시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규모별로 순차적으로 도입하여 미리 대비하도록 하였다. 공기업과 300인 이상 대기업은 지난해 7월부터 실시되었고, 50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내년 1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시행된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노사합의로 주60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준비기간을 두기 위해 4년에 걸쳐 단계별로 도입되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무려 2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던 사용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 법 개정은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여 고질적인 장시간 과로사를 막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필요성과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용자단체는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중소기업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지만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는 경기불황과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보다 근본적인 다른 이유가 있다.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으로 중소기업문제가 해결될 거였으면 진작 해결되었을 것이다.

 

특별연장근로제나 선택근로제 확대는 노동자에게 밤샘노동과 장시간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제도다. 노동자의 동의나 노사합의가 필요하지만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마음대로 악용하고 남용할 수 있다. 그래서 노동시간 단축법이 시행되어도 유연근로제를 확대하면 노동시간 단축 효과와 노동존중사회 실현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노동자만 골병든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개악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

월간 한국노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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