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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고 싶은

등록일 2019년11월14일 15시4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저기 팻말엔 세계 주요 도시의 이름과 방향, 거리가 적혀 있다. 언젠가 부루마블이라는 보드게임 속에서 주사위 굴려 가 봤던 곳이다. 밥벌이하고부터는 몇 곳을 다니긴 했으나 저 목록에는 없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어느 날 간선도로를 달리다 공항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치면서 여권 챙겨왔냐고 옆자리 동료에게 농담했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나이 더 먹고는 갈 수도 없겠다 싶은 곳도 많다. 돈이 없을 뿐이라고 친구는 말했다. 아니, 갈 시간이 없는 게 진짜 이유라고 그는 말했다. 눈치 안 보고 길게 쉴 수 있는 처지 사람이 내 주변엔 없었다.
 
휴가는 연말에 수당으로 계산되거나, 야근 철야 노동 속에서 홀연히 사라져버리곤 했다. 아이는 비행기 몇 번 타 봤다고 외국 여행을 아주 우습게 안다. 어떤 나라 이름을 대면 내일 당장 비행기 타고 가자며 보챈다. 아이가 그 꿈을 오래도록 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평생 몸 부려 일해서 먹고사느라,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냈던 늙은 엄마 아빠와 함께 가고 싶은 곳도 저 목록에 있다.
 
돈과 시간이 다 문제일 테니, 내가 쥔 것은 무모함, 혹은 용기 정도다. 그러니 물어는 봐야겠다. 찌글찌글 주름 깊은 엄마 아빠에게도 젊은 시절 꿈꿔봤던 여행지 목록 한두 개 쯤은 있지 않을까.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이다. 서울 시청 앞에서 한 조경 노동자가 이정표 아래를 지나고 있다.
 
#한국노총  #훌쩍떠나고싶은 #여행 #즉흥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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