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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어두울수록 더 열심히

삶의 노래 희망의 노래_ 윤식이 나간다

등록일 2019년10월02일 14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민정연 꽃다지 기획자

 

문화노동자 연영석.


미술 운동으로 시작한 그가 음악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었습니다. 함께 하던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져 떠나는 모습에 절망하고 슬럼프에 빠져 힘들 때 위로가 되었던 게 기타였답니다. 기타 코드도 모르고 띵까띵까 기타 치던 솜씨로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1999년에 그 노래를 모아 학교 녹음실에서 작업한 음반이 1집 <돼지 다이어트>입니다. 그리고 2001년에는 우리 사회가 거대한 공장 같은 느낌을 담은 2집 <공장>이 나왔고, 2005년에 10년, 20년을 싸워도 승리했다는 소식 듣기가 힘든 현장을 보며 질식해서 죽겠다는 심정을 담아 3집 <숨>을 냈습니다. 8년 동안 석 장의 음반을 내고 비정규직,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작은 목소리가 있는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노래하면서 ‘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 ‘간절히’ 같은 히트곡도 생겼습니다. 2006년에는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으며 음악적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 후로 14년. 
지난 9월 그의 새 음반이 나왔습니다.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 수록곡 중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라는 한국의 산업재해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르포 ‘노동자, 쓰러지다’에 실린 조선소 노동자의 이야기를 읽고 만든 ‘윤식이 나간다’를 소개합니다. 

 



이십 대 초반에 용접공으로 취직하여 살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참아가며 작업한 첫 번째 배의 진수식. 설레는 마음으로 진수식에 참여하려는데 행사장 접근을 막더랍니다.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화려한 잔치에 불청객 취급을 받고 쫒겨났답니다. 화려한 공식 진수식이 벌어지는 곳과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 배를 만든 노동자들은 자신들만의 진수식을 했답니다. 한 나이 든 노동자가 철판 위에 담배를 올리고는 ‘윤식이 나간다’ 하더랍니다. ‘윤식이’는 그 배를 만들다 죽은 동료의 이름이었습니다. 동료의 피와 땀이 뒤엉켜 만들어진 배에 동료의 이름을 명명하여 보내는 그들만의 진수식은 그때 그 한 번만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르포 ‘노동자, 쓰러지다’에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증언은 사람보다 이윤이 먼저인 자본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사연을 담고 있다는 걸 모른다면 살짝 어깨춤이라도 출 것 같은 리듬에 얹힌 연영석의 담담한 노랫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서러움이 커지는 노래 ‘윤식이 나간다’는 연영석의 음악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개인적 언어로 풀어내어 담담하게 부르니 듣는 이의 분노와 서러움이 커지게 하는 것이야말로 연영석 음악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2006년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으며 “끊임없이 창작 욕구를 만들어주는 억울하고 어두운 사회에 감사합니다. 사회가 어두울수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던 연영석의 진짜 꿈은 서럽고 꿈같다가 덧없이 우스운 세상이 아니라 결국은 같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겠지요. 

연영석의 음반은 아래의 링크로 가셔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연영석음반주문


윤식이 나간다

                                     작사 연영석
                                     작곡 연영석
                                     노래 연영석

 

저기 거대한 뱃머리 위로 날아 오르는 비둘기
오색종이 하늘 위로 바람이 불면
뱃고동 소리 높이 울며 바다로 떠난다
담배 한 모금 태워 놓고 너를 보낸다
윤식이 나간다 바다로 떠난다
우리 윤식이 이젠 바다로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쇠를 녹이고
푸른 작업복 위로 소금꽃 피면
여린 담쟁이 공장벽을 치어 오른다
붉은 작업복 위로 소금꽃 피면
여린 담쟁이 공장벽을 치어 오른다
붉은 노을 바다위로 바람이 분다
윤식이 나간다 바다로 떠난다
우리 윤식이 이젠 바다로

 

나의 손가락 내 몸뚱이 내 영혼과 내 이름
나의 손가락 내 몸뚱이 내 영혼과 내 이름
손가락 던져 하늘을 본다 몸뚱이 던져 바다를 본다
배는 얼마나 내던져야 바다로 갈까
윤식이 나간다 바다로 떠난다
우리 윤식이 이젠 바다로
윤식이 나간다 바다로 떠난다
우리 윤식이 이젠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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